벤처기업 재도약을 위한 해외진출·수출확대 방안
서영주 중소기업청 벤처기업국장
벤처기업 수출이 대기업, 일반 중소기업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수출비중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대기업과 일반 중소기업의 수출은 지난해에 비해 감소했지만 벤처기업은 25%나 증가했다.
해외에 진출하는 벤처기업도 증가하고 있으며 진출형태도 단순 수출 외에 해외지사 설립, 해외투자, 기술협력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벤처기업들은 월드컵 이후 상승된 국가 브랜드나 기업 브랜드를 바탕으로 해외진출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벤처붐이 조정국면에 들면서 국내 수요 한계와 신기술의 시장진입 실패 등의 요인은 해외시장 개척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그러나 일부 수출규모가 큰 벤처기업을 제외한 대다수 벤처기업들은 바이어 발굴, 자금, 기술 및 전문인력, 시장정보 등에 있어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2002월드컵을 통해 과시한 IT강국으로서의 면모와 향상된 국가 이미지를 바탕으로 벤처기업의 잠재역량을 확대 재생산을 위한 실효성 있는 해외시장 개척 전략을 추진키로 했다.
실제 정부는 오는 2007년까지 △첨단부문 500개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 해외지원센터를 통한 수출 등 해외진출을 밀착 지원 △3대 주요 벤처기업 진출지역인 미국, 중국, 일본을 대상으로 국가별 특성화 및 철저한 현지화를 위한 체계적 지원 기반 구축 △시장 개척 완료 품목의 현지 유통망 보전을 위한 공동 물류창고, 공동 AS 및 콜센터 등 유통시스템 구축 △해외진출 지원을 위한 1억달러 규모의 벤처투자펀드를 조성하는 한편 해외교포 단체와 유기적인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 4대 전략을 추진키로 했다.
먼저 정부는 부품·소재, IT, BT 등 첨단분야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 지원하기 위해 현재 19개에 불과한 민간 해외지원센터를 30개로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국가별·지역별로 벤처기업들을 밀착 지원하게 될 민간센터는 해외 네트워크가 구축되어 있는 종합상사, 컨설팅사, 벤처캐피털, 협회 등을 중심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이들은 현지사무실 제공, 시장정보 제공, 통·번역 지원, 해외전시회 참가 협조 등의 초보적인 지원사업에서 탈피해 보육, 투자유치, 조달시장 참여, 마케팅지원, 현지법인 등 설립지원, 우수기술 유치 및 공동기술개발 알선 등 실질적 해외 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기관들이 될 것이다.
주요 진출 대상 국가별 현지화 지원을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도록 차별화할 방침이다.
미국의 경우 정부기관이 기술개발 지원 및 수의계약을 통한 구매를 보장하는 제도인 SBIR(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 프로그램 참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SBIR 프로그램에 경험이 있는 현지 교수를 중심으로 ‘교포자문단’을 구성키로 했으며 미 정부기관 접근이 용이한 워싱턴 소재 공공해외벤처지원센터인 KVC를 ‘SBIR전담센터’로 운영할 계획이다. 또 SBIR 프로그램 참여가 이뤄진 기업들은 미국 조달시장 납품, 벤처자금유치, 나스닥 상장지원 등을 전방위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일본은 인맥중심의 보수적·폐쇄적 시장 구조 및 제품에 대한 사전 테스트가 철저하다는 비즈니스 특성을 감안,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 통신 등 IT관련 제품을 중심으로 6개월∼1년의 단기 현지적응 보육시스템을 구축키로 했다. 이를 위해 도쿄 IT지원센터에 벤처기업을 입주시켜 행정지원 및 시장조사, 각종 정보제공, 컨설팅 지원은 물론 도쿄 소재 민간 해외지원센터와 연계해 일본인 CEO 영입 주선, 일본 대기업과의 제휴 등도 지원키로 했다.
마지막으로 현재 국내 벤처기업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국 진출을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네트워크를 구축, 지원할 계획이다.
중국의 경우 비즈니스 관련 제도·관습이 특이하거나 지역별로 다양하고 정부 정책의 혼선이 빈번한 특성을 감안해 현지 적응을 위한 보육·법률상담·시장조사·협력파트너 알선 및 투자유치 등 현지화를 위한 종합지원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소기업진흥공단 베이징사무소를 중심으로 호서대 보육센터, 신세기법무법인, SK글로벌, TG아시아벤처 등 분야별 민간 해외지원센터와의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현지 유통시스템 구축을 위해서는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개입할 방침이다.
초기 시장공략 및 유통망 확보를 위해서는 물류센터, AS센터 등 현지 유통시스템 구축이 불가피 하지만 개별 벤처기업이 독자적으로 이같은 망을 확보하기는 인력, 비용 면에서 애로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우선 시범적으로 수출비중이 가장 큰 미국 보스턴에 수출부품 보관을 위한 공동 물류창구 설치를 추진중이다. 또 연차적으로 유럽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운영은 초기에는 중진공 해외사무소를 통해 관리하고 정착단계에는 민간으로 이양할 계획이다.
또 미국, 인도 등에 공동 AS 및 콜센터 설치, 부품수리·교체, 소프트웨어 관련 상담 등을 전담할 수 있도록 해 판매된 벤처제품의 사후 관리도 돕기로 했다.
이외에도 정부는 1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스타 펀드를 결성하는 등 대규모 해외진출 지원 펀드를 결성하는 한편 해외교포 단체, 민간 해외지원센터를 통한 투자유치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