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링테크 송우섭사장

 “사람이 사는 데 신선한 공기만큼 중요한 것이 있나요. 하루종일 답답한 교실에 갇혀 지내는 어린이들에게 쾌적하게 숨쉴 공기를 제공하는 것이 제 소망입니다.”

 스터링테크의 송우섭 사장(48)은 요즘 공기 전도사를 자처하며 전국의 교육현장을 누비고 있다. 최근 교육부가 교실내 공기오염치에 대해 법적기준을 마련함에 따라 전국 초·중·고 25만개 교실에 자신이 만든 첨단 환기시스템을 공급할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송 사장이 개발한 환기시스템은 사무실 벽에 흔히 설치되는 통풍팬이 아니다. 여름이나 겨울철에 건물 내부의 냉난방 온도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신선한 외부공기만 끌어들이는 열회수식 환기장치(리쿠퍼레이터)다. 이 제품은 기존 환기장치와 달리 열에너지를 90% 이상 보존하면서 실내공기를 쾌적하게 바꿔준다. 창문을 열지 않고도 환기가 되기 때문에 건물의 냉난방비가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이미 일본에선 내년도 시장수요가 200만대에 이르고 캐나다와 북유럽에서도 대부분의 가정과 사무용 빌딩에 보급된 환경친화적 환기설비지만 국내에선 아직도 생소한 물건이다.

 송 사장이 첨단 환기장치를 처음 국산화한 것은 지난 95년. 그의 제품은 경이적인 96%의 열효율을 나타냈고 한국·일본의 미군부대에 독점납품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송 사장의 목표는 우리나라의 일반주택에도 리쿠퍼레이터를 보급하는 것이다.

 “어릴 적부터 기관지가 약해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실내에서는 금방 목이 쉬거나 목이 잠기곤 했습니다. 자연스레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도 자주 창문을 열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싫어하더군요.” 송 사장은 오랜 궁리끝에 세계 최초로 섬유소재를 이용한 열회수식 환기장치를 개발했는데 가격이 저렴하고 에너지효율이 높아 금방 외산제품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요즘 아파트와 고층주상복합빌딩, 개인주택, 사무실에도 리쿠퍼레이터 설치가 늘어난 것은 송 사장의 공로가 크다. 그는 내년도 1만여 학급에 열회수식 환기장치를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 초·중·고교의 실내공기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나라 초·중·고교 학급의 리쿠퍼레이터 보급률은 0.1%에도 못 미칩니다. 교실마다 공조시설이 갖춰진 미국·일본에 비해 턱없이 낙후된 실정이죠.” 치명적인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오염된 실내공기를 개선하지 않는 것은 범죄행위라고 주장하는 그는 학교에 저렴하게 설치할 수 있는 환기시스템을 다음달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인은 단지 냉난방 효율을 위해 지하, 고층빌딩 등 밀폐된 공간에서 매일 조금씩 질식당하고 있어요. 이제 신선한 공기는 공짜가 아닙니다.” 송 사장은 우리나라도 한창 자라는 학생들에게 신선한 공기를 제공해야 할 때라고 강조한다.

 <글=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사진=이상학기자 lees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