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중 가장 공이 큰 사람을 한 명만 선정하라고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히딩크 감독을 선택할 것이다. 항상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맛봐왔던 우리들에게 그의 존재는 가히 영웅적이라고 하겠다. 히딩크의 리더십 에 관한 많은 책이 발간됐고 그의 성공요인에 관한 많은 분석이 뒤따랐다. 그 중 하나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구습으로 지적됐던 학연·지연·혈연에 구애받지 않고 실력을 보고 선수를 선발한 점을 꼽는다. 이러한 그의 리더십을 조직운영에 반영하자는 많은 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히딩크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히딩크가 네덜란드의 아주 평균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즉 매사에 원칙을 준수하는 사고를 이르는 것이다. 물론 그의 성공을 단지 원칙만을 중시하는 것에서 비롯됐다고는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이 큰 요인이 됐음은 익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조직생활에 있어서의 원칙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아마도 거기에는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스스로 정해진 시간내에 당연히 처리하고 이러한 처리에 생색을 내지 않으며 대가를 바라지 않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며 또 자신이 처리할 수 없는 일은 정확히 인수인계해 업무수행에 차질을 빚지 않게 하는 것 등이 있을 것이다. 결국 이러한 하나하나의 처리결과가 합쳐져서 조직이 운영되고 성장하게 된다.
이것은 당연한 생각 같지만 실제로 조직에서 구현되려면 쉬운 일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를 당연시하는 조직문화가 뒷받침돼야 하는 것이다. 특히 IT업종의 경우 연륜이 적고 또 급격한 환경변화에 적응하느라 조직문화의 형성에는 무관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직의 발전을 위해 원칙을 당연시하는 조직문화의 형성은 꼭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직운영이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닌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의 시스템화가 선행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신동오 한국무역정보통신 사장 doshin@kt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