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다음달 4일부터 개최되는 평양국제영화제에 참가, 북한영화에 대한 구매 및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KBS는 자회사인 KBS미디어(대표 이흥주)를 통해 기존 북한영화 구매 및 신규 제작되는 북한영화에 대한 투자계획을 밝히고 오는 9월 4일부터 개최되는 제8차 평양국제영화제에 KBS미디어 김종건 이사와 김형진 PD 등 2명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23일 밝혔다.
KBS미디어 측은 지난 8일 통일부로부터 방북신청에 대한 승인이 떨어졌으며 현재 북한 당국으로부터 방북에 관한 초대장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KBS미디어는 초대장이 오는 대로 구체적인 실무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며 현재 남북관계 분위기상 방북 성사가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KBS의 이번 방북 추진은 그 동안 간헐적으로 진행해온 영화분야의 대북한 교류가 본격화·전면화하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제까지 국내에 들어온 몇몇 북한영화의 경우 일본을 경유해 수입되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며 국내 업체가 직접 북한을 방문해 구매 및 투자를 모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국내 미디어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KBS가 앞장서 북한영화에 대한 교류를 추진함에 따라 앞으로 다른 동종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BS미디어는 이번 평양국제영화제에 참석, 출품작 100편 가운데 국민 정서에 맞는 북한영화 5편 가량을 구매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으며 이를 위해 10억∼15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구매한 영화에 대해서는 KBS 지상파 방송을 통한 방영은 물론 일반 극장 상영과 각종 부가 영상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이다. 더 나아가 북한영화에 대한 직접 투자나 북한과의 영화제작 합작까지도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의 성과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9월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 동안 개최되는 평양국제영화제는 87년 처음 만들어져 96년부터 격년제로 열리고 있으며 이번 8차 영화제에서는 북한을 비롯해 50여개국에서 제작된 100여편의 영화가 출품될 예정이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