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T LCD 가격하락속도 디스플레이 업종에 먹구름

 초박막 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의 가격하락 속도가 예상 보다 심각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며 관련 업체의 주가에 적신호가 켜졌다.

 25일 증권가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TFT LCD 가격이 올해말까지 지속되면서 지난해 최저 수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백라이트 유닛(BLU) 업체는 물론 STN LCD 등 디스플레이 업종의 하반기 주가 전망이 매우 불투명한 것으로 지적됐다.

 게다가 최근 대만 업체가 9월께 15인치 모니터용 TFT LCD 패널의 고정거래가격을 220달러 수준까지 인하할 것으로 알려져 TFT LCD 생산 업체는 물론, 브라운관·STN LCD 등 전체 디스플레이 업종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동제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만해도 15인치 모니터용 TFT LCD 가격이 260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9월에 비해 30% 이상 올랐으나 최근 2개월 동안 무려 25달러나 하락했다”고 말했다.

 우 연구원은 “4분기 수요가 지지 부진할 경우 재고증가와 LG필립스·삼성전자 등의 5세대 신규 라인 가동에 따른 공급량 증가로 2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가격 하락세는 기존의 예상치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9월 가격동향이 확인되는 이번주중에는 삼성전자 등 TFT LCD 관련 업체들의 실적 전망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PC 및 TFT LCD 업체의 재고 증가도 공급과잉 우려감을 부추기고 있다.

 민후식 동양증권 연구원은 “HP 등 PC 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재고가 2개월치를 넘고 있고 TFT LCD 생산업체도 1개월 이상의 재고를 안고 있다”며 “PC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LG필립스의 5세대 라인 가동은 단기적인 공급 과잉을 초래해 추가적인 가격 하락을 유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금호전기·우영·태산엘시디 등 관련 부품 업체도 9월부터 양산 물량은 늘어나지만 단가인하 압력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TFT LCD의 가격 하락은 CRT 모니터 등 디스플레이 업황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SDI의 경우 올 상반기 TFT LCD 모니터 가격 상승으로 CRT 모니터 판매가 늘었지만 TFT LCD 가격이 하락하면서 CRT 모니터 수요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TFT LCD 가격 하락이 9월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해 전체 디스플레이 업종에 대해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