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홈쇼핑 업체 CJ39쇼핑이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CJ39쇼핑의 대표 인터넷 쇼핑몰인 CJ몰을 ‘매출 규모 빅3’에 진입시키기 위해 공격경영에 막바지 피치를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과 올 초 외부에서 임원급 인사를 잇따라 스카우트한데 이어 그동안 분리 운영하던 아이삼구몰을 CJ몰로 통합했다. 또 TV홈쇼핑·카탈로그 사업과 연계하고 다음이나 야후 등 포털 사이트와 제휴해 쇼핑몰 인지도 쌓기에 나섰다. 더 나아가 CJ39쇼핑은 올 하반기에 광고와 마케팅 비용으로 100억원을 쏟아부을 것이라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하다.
과감한 투자덕택에 CJ몰은 외형 면에서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출범 초기 월 매출 5억원 수준에 불과하던 데서 지난달 1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번 달 역시 세자리 매출을 낙관하고 있다. 이는 기존 종합 쇼핑몰에 육박하는 실적이다.
다른 쇼핑몰업체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쟁업체인 LG홈쇼핑의 LG이숍은 물론 삼성몰·인터파크·롯데닷컴·한솔CS클럽은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발표하면서도 CJ몰의 가파른 상승세에 내심 긴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터넷 쇼핑몰 시장의 순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성급한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CJ몰의 화려한 성적표보다는 CJ몰이 가져온 업계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인터넷 쇼핑몰 시장은 매출보다는 순익경쟁이었다. 주지하다시피 인터넷 쇼핑몰의 매출과 회원규모는 큰 의미가 없다. 이벤트나 광고비용에 따라 매출이나 회원 수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 판단에서 대부분의 쇼핑몰은 올해 접어들면서 매출보다는 ‘남는 장사’ 즉 수익경영에 치중했다. 물론 여기에는 그 동안 서비스나 상품 등 상대적으로 품질 경쟁에 소홀했다는 여론도 한몫했다.
이 결과 월이나 분기 면에서 손익 분기점을 넘어서는 쇼핑몰이 하나, 둘 등장하기 시작했다. 일반 네티즌 사이에서도 인터넷 쇼핑몰은 믿을 수 있다는 분위기도 확산됐다. 그러나 CJ몰이 서비스보다는 실적위주의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 또 다시 아무런 실익없는 매출경쟁이 재연될 조짐이다.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자해 일순간에 쌓아 올린 기업의 인지도는 오래 갈 수 없다. 이미 인터넷에 익숙한 소비자는 기업 못지않게 현명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비록 외형면에서 CJ몰이 종합 쇼핑몰 수준에 올라섰지만 CJ몰이 절반의 성공에 그칠 것이라고 업계에서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보가전부=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