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향
초광대역(UWB:Ultra-WideBand) 기술은 미국 군당국이 10년 전부터 관련 기술개발을 추진, 그 프로젝트에 참여한 업체들이 이 부문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한국과 일본의 주요 가전업체도 이 부문 관련업체들을 지원, UWB기술을 가전제품에 채용하는 선두업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업체는 특히 이 기술을 음향 및 영상제품에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중국과 러시아도 이 기술에 관심을 갖고 군사 목적을 위해 개발해왔다. 이스라엘도 역시 군사용 통신기술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UWB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802.11a 표준기술의 채용이 늘어나고 있는데 앞으로 UWB기술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은 이 부문 기술에서 미국에 뒤지려 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한국, 일본, 유럽은 이동통신이 널리 확산되고 있어 이 기술의 채용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세계 각국의 대학 교수들은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UWB업계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UWB가 블루투스나 802.11x 기술과 다른 점이 무엇이고 어떤 점이 더 유용한지를 홍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관련업계에서는 UWB기술과 IEEE802.11x 기술 사이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UWB기술이 무선 홈네트워킹 기술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802.11x 관련업체들이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802.11x기술에는 음향 및 영상 응용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기능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멀티미디어 응용 프로그램을 처리하는 능력이 부족, 무선 홈네트워킹 기술로 널리 채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져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UWB의 부상으로 위협을 느끼자 802.11x기술 관련업계에서는 홈멀티미디어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홈네트워킹 시장에서 와이파이(Wi-Fi:802.11b) 기술이 성장하고 가정 접속점이 발전함에 따라 802.11x기술의 멀티미디어 지원 필요성이 대두됐다.
지난 99년 말 IEEE가 802.11b 표준을 채택했을 때 기업과 가정에서 그 기술을 그처럼 빠른 속도로 채용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특히 작년에 802.11b 기술제품은 가정네트워킹 시장에서 놀라울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지난 2000년 50만대 미만의 와이파이 하드웨어가 판매된 데 비해 작년에는 230만대나 판매됐다. 이는 제품의 급격한 가격하락과 제품의 대량공급에 따른 것이다.
가정의 접속점은 무선 광대역 게이트웨이로 발전해 거기에 라우터, 여러 개의 이더넷 포트, 프린트 서버, 종합 케이블, 디지털가입자회선(DSL:Digital Subscriber Line) 모뎀 등 여러 가지 기능이 통합되고 있다. 이는 가정 사용자들이 무선랜(LAN)의 기능을 홈네트워크의 주요 기능으로 간주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처럼 무선기술이 홈네트워크의 핵심 요소가 돼감에 따라 홈네트워크를 통한 음향 및 영상의 효율적인 전송을 위한 새로운 기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가전업체, 음향·영상 데이터 서비스업체, 네트워크장비 업체 등은 가정 네트워크를 통해 음향·영상을 전송하는 데 무선 게이트웨이를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월 FCC가 UWB 통신제품의 상용화를 허용함에 따라 IEEE 802.11x기술 관련업체들은 UWB를 경쟁 상대인 동시에 상호 보완적인 기술로 보고 있다. 하지만 802.11x와 UWB기술에는 모두 장단점이 있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100Mbps일 경우 UWB는 전송거리가 최대 10m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802.11x는 기술과 접속점의 구조 등에 따라 30∼100m를 전송할 수 있다.
UWB기술이 성장잠재력이 크기는 하지만 802.11x 기술은 이미 상용화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이를 따라 잡기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UWB에 비해 802.11x 기술은 매우 성숙돼 있고 많은 가정 사용자들이 데이터 네트워킹을 위해 이를 채용했다. 더구나 가전제품에 무선기술이 탑재되면 무선 네트워크를 설치하는 가정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IEEE가 802.11x기술이 멀티미디어 스트리밍을 더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표준을 채택하려면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사이러스로직(Cirrus Logic)의 무선랜 멀티미디어 지원 칩인 화이트캡(Whitecap) 기술의 일부를 표준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칩은 802.11b 제품에서 부족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보완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넷기어(Netgear)와 파나소닉(Panasonic)이 화이트캡의 초기 칩을 자사 무선랜 가전제품에 채용했으나 다른 802.11b 제품과의 호환성이 없고 표준화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사이러스로직은 최근 화이트캡2를 개발하고 이를 대만의 페시(PESI:Prime Electronics and Satellistics)사에 공급하기로 했는데 이 칩은 다른 와이파이 제품과 호환성이 있다.
또 매지스네트웍스(Magis Networks)도 무선 멀티미디어를 지원할 수 있는 칩세트(Air5)를 개발했다. 이 칩세트는 40Mbps의 속도로 최대 250피트까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HDTV 1개 채널과 일반 TV 2개 채널을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회사는 모토로라, 산요, 히타치 등과 같이 UWB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는 업체들의 지원을 받아 이 칩을 개발했는데 이는 이들 업체들이 음향 및 영상 스트리밍을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는 기술이면 802.11x과 UWB 중 어느 것이든지 이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규제 및 표준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 2월 공표한 UWB관련 규정은 특정 규제조건 아래에서 관련제품을 판매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 규정이 규제하는 것은 전파를 간섭할 가능성이 있는 세 가지 형태의 UWB 장치로서 △지하침투레이더(GPR:Ground Penetrating Radar), 벽침투레이더, 의료이미징시스템, 감시장치 등을 포함한 이미징 시스템 △차량이동 레이더 시스템, △통신 및 측정 시스템 등이다.
이 중 UWB 관련규정은 통신 및 측정시스템에 관한 것으로 가정 및 기업용 고속 네트워킹 장치, 저장탱크 측정장비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UWB 장치의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이 규정은 이들 장치의 주파수 대역이 3.1∼10.6㎓이고 실내에서만 사용해야 하며 개인간 통신을 위해 사용하는 휴대형 단말기로 국한하고 있다.
UWB 응용제품은 RF 에너지를 방사하는 무선전화나 기타 송신기의 전파간섭을 규제하고 있다. 또 3.1∼10.6㎓의 주파수 대역 안에서 통신 또는 측정장치에 내장된 UWB 무선은 최대 클라스B급까지 전송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해당하는 기기는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PC, 계산기 및 그것과 유사한 전자장치다.
현재의 FCC 규정 아래에서는 이런 UWB 장치는 휴대전화와 같은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게 돼있다. 3.1∼10.6㎓는 주파수 대역이 너무 높아 데이터의 장거리 전송이나 심지어 랜(LAN)을 통한 전송마저 어렵게 돼있다. 대역폭이 3.1㎓ 정도 돼야 벽을 통과할 수 있는데 몇몇 관련업체들은 FCC가 낮은 대역폭의 사용을 허용할 것을 기대하면서 LAN이나 광역통신망(WAN)용 UWB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FCC는 앞으로 6∼12개월 안에 관련규정을 재검토할 예정인데 UWB 관련 기술 및 장비가 별로 많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 비추어 규정을 완화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현재는 960㎒ 이하의 낮은 대역폭에 대한 규제가 엄격해 AM, FM라디오방송사, TV방송사, 기존 이동전화업체와 광산, 공공안전 및 조사연구업체들이 사용하는 지하침투 레이더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반면 FCC의 규제완화에 반대하는 업체들도 있다. 이들은 현재 허용된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도 위치측정시스템(GPS:Global Positioning System) 및 무선 개인휴대통신시스템(PCS:Personal Communication System) 등의 전파를 간섭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대 입장을 취하는 업체와 기관들은 항공회사, 휴대전화업체, 유아 감시장치업체와 미국 국방부, 교통부 및 미국 항공우주국(NASA: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등 정부기관이다.
따라서 FCC가 규제를 완화하게 하려면 UWB업체들이 관련제품을 상용화해서 수요를 촉발하고 UWB 시스템들이 기존의 무선시스템과 전파간섭을 일으키지 않고 주파수대역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UWB ‘표준’은 현재 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 Engineer:미국 전기전자엔지니어학회)가 802.15.3a 표준을 추진하고 있어 가까운 시일 안에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IEEE 802.15 연구그룹 3a가 추진하고 있는 이 표준기술은 모토로라, 타임도메인(Time Domain), 익스트림스펙트럼(XtremeSpectrum), 인텔,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 소니 등이 제안한 것이다.
이 표준기술이 규정하는 물리적 계층은 모든 IEEE802 무선 물리적 계층과 공존하고 데이터 전송속도는 100㎒ 이상이며 다중경로의 기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 목표로 하는 응용프로그램은 비디오, 인터넷 전화(VoIP:Voice over IP), HDTV, 가정극장, 게임 등과 같은 멀티미디어, 위치확인 응용프로그램, 디지털 이미징 등이다. UWB기술은 차세대 802.15.3a의 물리적 계층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편 지난 98년 5월 말께 UWB워킹그룹(UWBWG)이 결성됐다. 현재 회원은 IBM, 모토로라, 휴렛패커드(HP), 컴팩, TI, 삼성전자, NEC, 미쓰비시, 필립스, 지멘스, 에이서를 포함한 70여개 업체로 이들은 표준기술 추진활동에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돼있다. 이 그룹이 더욱 조직화돼 UWB 표준기술을 체계적으로 개발하면 이 부문 산업발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