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퀄컴사로부터 CDMA 상용화 기술료 분배금으로 받은 2억달러의 수입금 중 연구원들에게 배분한 인센티브 지급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근 과기노조 ETRI 홈페이지의 열린마당에는 ‘퀄컴’이라는 ID의 사용자가 ‘ETRI의 퀄컴기술료배분 지체에 대한 법률적 견해’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러자 이에 대한 동조의 글이 수십 건 덧붙여지는 등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ETRI 측은 문제의 글 출처를 파악하는 한편 더이상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이 이처럼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은 지난해 말 분배한 퀄컴기술료 인센티브에 대해 ETRI 퇴직 직원과 재직원 상당수가 “인센티브가 직원간 형평성을 무시하고 지급 규모도 턱없이 작다”고 지적해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일부 퇴직한 직원을 중심으로 법적 소송까지 불사할 태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만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게시판 내용은 ETRI가 오는 2008년까지 총 2500여억원의 퀄컴기술료 수입이 예상되고, 규정에 따라 이의 40%인 1000억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해야 하며 이를 변경할 경우 직원들과의 사전 합의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지급 범위에 관리부서 직원도 포함시킬 것 △98년 1월부터 2000년 12월까지 퇴직한 직원에게 이자까지 포함해 인센티브를 지급할 것 등을 주장하고 있다.
ETRI 한 관계자는 “이번 일로 퀄컴기술료 분배금의 인센티브 지급에 대한 논란에 다시 한번 휩싸이게 됐다”며 “고위층에서 그대로 방관한다면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ETRI는 지난해 퀄컴에서 받은 1억달러의 기술료 가운데 2.2%인 29억원을 기술개발 참여연구원 및 행정원 390여명에게 공헌 정도에 따라 차등지급한 바 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