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차이나유니콤 2차 입찰 물거품 될라" 한국 중계기업체들 `비상`

 중국 차이나유니콤의 이동통신장비 2차 입찰이 가시화되고 있는 가운데 다국적 장비업체들이 중국 현지에서 기지국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국내 업체들이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중계기의 단점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어 국내 중계기업체들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모토로라·루슨트테크놀로지스·퀄컴 등 다국적 업체들은 최근 기지국 장비의 공급확대를 위해 대대적인 마케팅을 추진하면서 경쟁제품인 중계기의 불안정성과 성능상의 한계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업체는 지난 연초부터 차이나유니콤의 성별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통신 교육 및 마케팅행사를 진행하면서 이동통신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중계기의 무분별한 확장 설치보다는 기지국을 증설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하면서 기지국 장비의 공급확대에 나서고 있다.

 실제 퀄컴이 지난 상반기 교육사업을 통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중계기는 서비스 영역을 옮겨주는 것일 뿐 확장시키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계기의 비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퀄컴의 CDMA칩이 기지국 장비에는 장착되지만 중계기에는 장착되지 않기 때문에 칩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다른 다국적 장비업체들은 지난해 1차 입찰 당시 몇몇 성에서 설치상 실수로 문제를 일으켰던 RF(Radio Frequency) 중계기의 단점을 부각시키면서 상대적으로 기지국의 장점을 역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다국적 장비업체들이 마케팅 과정에서 중계기의 문제점을 강조함에 따라 국내 중계기업체들은 이번 2차 입찰에서 중계기 발주량이 줄어들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중국 통신사업자들이 중계기에 의한 서비스망 확충보다는 가격이 비싸더라도 기지국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망 구성을 택할 경우 국내 중계기업체들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중앙시스템의 한 관계자는 “다국적 장비업체들이 중계기의 문제점을 지적한 후 현지 통신사업자들로부터 이와 관련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로 인해 중계기 발주량이 줄어들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들은 중계기업체들이 단순히 저렴한 가격이 아니라 양질의 제품 및 지원서비스 체제를 갖추고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CDMA망 구축 작업을 통해 경험을 쌓은 차이나유니콤이 예전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원하는 만큼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