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게임문화 현장을 가다>(4)게임은 한중 문화교류의 첨병

 중국에도 디지털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게임산업을 중심으로 한 한중교류협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게임’이 한중 문화교류의 첨병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현지에서 한국 게임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동안 단순히 한국 게임을 수입해 서비스해온 중국 기업들이 이제는 한국 게임업체들과의 합작법인 설립 및 게임전람회 공동개최 등 보다 긴밀한 협력관계 구축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또 게임에 대해 무조건적인 거부감을 보여온 중국 정부에서도 서서히 게임을 산업으로 인식, 문화교류의 대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여기에 한중 양국의 게임관련 업체들이 중국 현지에서 게임 마케팅을 위한 합동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이벤트를 추진하면서 또다른 ‘문화교류’ 활동을 파생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상하이문화발전기금회의 장밍(張明) 부주임도 “중국 정부도 게임산업이 가져다줄 IT산업 관련 발전 여지가 큰 것으로 보고 있어 조만간 중국에서도 게임이 여가시간에 즐길 수 있는 문화산업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며 “상하이에서도 내년에 문화부 및 차이나텔레콤 등과 함께 게임전람회를 개최하는 등 문화적으로 접근해 나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게임을 매개로 한 한중 문화교류 확대는 그동안 형성된 ‘한류열풍’과도 무관하지 않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중국에 속속 소개되고 안재욱·김희선 등 연예인들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열광적인 팬들을 몰고 다니는 이른바 ‘한류 열풍’을 만들어냈고 이는 양국 국민들간의 문화적 동질감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이들 한류열풍의 주인공들이 수익성을 이유로 중국방문을 꺼리고 있는데다 일방적인 문화 수입을 달갑지 않게 받아들여온 중국 정부도 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면서 ‘한류’는 자연스럽게 양국 상호간의 ‘문화교류’로 전환되고 있다.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공연이 크게 주는 대신 한국에 음악유학을 오는 중국 학생들이 늘고 있는가 하면 베이징에 이어 상하이에도 한국음악학교 설립이 추진되고 있는 것 등이 단적인 예다.

 하지만 게임은 양국 모두에 실질적인 경제적 이득을 가져다주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한류’의 경우와는 또다른 차원의 문화교류로 승화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양국 게임업체들 간에 합작기업 설립을 비롯한 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중국의 경우는 아직 사회주의 국가라는 특성상 단순히 수출시장으로만 접근해서는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 한중수교 10주년을 맞아 양국 정부의 고위관계자들이 대표단을 구성해 상호 방문 ‘방송교류 협력을 위한 약정’을 맺기로 하는 등 다양한 문화교류 증진방안을 협의하는 등 정부차원에서 포괄적인 문화교류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중국 현지에서 ‘한중 문화교류’ 증진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류재기 주중 문화참사관은 “중국측이 일방적인 문화유입을 의미하는 ‘한류’에 대해 심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며 “양국간의 지속적인 문화교류를 위해서는 ‘한류’라는 표현은 이제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