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동전화단말기업체 3세대 단말기 신흥강호 부상

 전세계 이동통신 환경이 3세대로 전환되면서 일본의 이동전화단말기업체들이 한국 및 세계 메이저업체들을 위협하는 신흥강호로 떠오르면서 국내 업체들과의 차세대 단말기 주도권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90년대 후반 기술표준 차이로 고전했던 일본의 단말기업체들이 세계 첫 비동기 IMT2000 서비스를 시작한 NTT도코모와 cdma2000 1x 서비스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KDDI 등 세계 표준에 동참한 안방에서의 자신감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NEC는 최근 네덜란드 KPN모바일이 일본 아이모드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NTT도코모에 공급하던 아이모드용 단말기로 서유럽 시장에 진출했다. 샤프전자는 영국 사업자인 mmO2를 통해 영국과 독일의 3G 단말기 시장에 첫발을 내딛고 도시바도 유럽 진출을 공식 선언한 상태다.

 최대 CDMA 단말기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사업자들이 노키아 등 메이저업들을 제쳐두고 cdma2000 1x 컬러단말기 공급사업자로 한국업체들과 함께 일본 업체들을 선택할 정도로 일본 업체들이 파괴력을 더하고 있다.

 실제 일본 업체들은 비동기 IMT2000 단말기인 WCDMA 단말기를 처음으로 상용화시킨 데 이어 카메라 내장형 컬러단말기는 한국을 앞지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시안월스리스트저널은 최근 “지난 95년 한때 서유럽 시장점유율 6위에 올랐던 일본 NEC는 일본과 유럽의 기술표준 차이로 인한 기술격차를 극복하지 못해 지난 2000년 유럽시장에서 철수했으나 유럽 서비스업체에 비해 1년 이상 먼저 NTT도코모가 3세대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기술면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동전화단말기 분야에서 전통적으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일본 업체들이 컬러 LCD 등 자국내 발달된 각종 부품산업의 기반을 활용해 3세대 컬러단말기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배원복 LG전자 상무는 “일본 업체들이 최근 한국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26만 컬러 단말기를 선보이는 등 3세대 단말기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을 위협할 정도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 이동전화서비스업체들의 까다로운 요구조건들로 제조업체들이 성장의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지영만 삼성전자 상무는 “일본 단말기업체들이 그동안 기술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시장에서 서비스업체들의 요구조건을 맞추느라 세계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했다”며 “3세대에도 이같은 현상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