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질문공세를 펴던 북한학생들의 열기에 놀랐습니다.”
한양대학교와 북한 김책공업종합대학의 학술교류협정에 따라 북한의 대학 강단에 선 한양대 공대 오희국 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41)와 차재혁 정보통신학부 교수(38)는 두달간의 북한대학 강의를 마치고 귀국해 26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지난 6월 29일 방북해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대학에 재학 중인 12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평양 김책공업대학의 분원인 ‘조선콤퓨타센터(KCC)’에서 컴퓨터 운용체계 구현, 데이터 베이스 응용개발 및 관리시스템 구현에 관한 강의를 하루 6시간씩 두 달에 걸쳐 진행했다. 수강한 북측 학생 80명은 한양대 김종량 총장과 김책공대 홍서헌 총장 공동 명의의 수료증을 받았다.
이들은 북한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최초의 강의에 대해 “학생들은 제시된 과제를 밤새워 작성해 제출하는 데다 수업이 끝나면 연이은 질문공세를 펼 만큼 열의가 대단했다”라고 전했다.
데이터베이스 운용체계를 가르쳤던 차재혁 교수는 “IT분야의 차기 리더로 활동하게 될 학생들인 만큼 IT분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고 소개했다.
‘운용체계 구현’을 강의한 오 교수는 “초기에는 ‘설치한다’를 ‘태운다’고, ‘서버’를 ‘봉사기’라고 하는 학생들을 이해하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으나 과거 용어가 아닌 최신용어에 대해서는 이들 역시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학생 대상의 강의를 북측이 수용했다는 것은 북한측의 IT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대단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내년에 최초로 컴퓨터 전공 학생이 배출될 정도로 북측의 IT인력층은 매우 얇은 것으로 보이나, 차기 IT분야의 리더로 활동하게 될 학생들의 열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라고 밝혔다.
한편 한양대와 김책공대는 이번 강의를 계기로 양교간 더욱 활발한 교류를 추진하기로 하고 향후일정에 대해 논의중이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