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자금 기근` 심화

 벤처캐피털에 대한 벤처기업들의 투자 의뢰가 급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벤처업계 관계자들은 벤처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한계상황에 다다랐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26일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벤처캐피털리스트별로 지난달에 비해 2배 이상의 투자요청기업이 접수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매주 4∼5건에 불과하던 투자의뢰 건수가 10건 정도로 늘어난 것이다.

 동원창투의 구중회 팀장은 2주 전까지만 해도 4건에 불과하던 투자의뢰 건수가 최근 2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벌써 이번주에 심사해야 하는 서류만 8건이다. 회사 전체적으로 평균 2배 정도 의뢰건이 늘었다.

 IMM창업투자의 경우 지난달까지 회사 전체적으로 한달 평균 10건의 투자의뢰가 있었으나 이달 들어 20건 정도의 투자의뢰가 들어왔다. 이 중 2건은 프레젠테이션·투자심의위원회 상정 등의 실질 심사에 들어갔다.

 한국IT벤처투자에는 하루 3∼4건 정도의 의뢰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이전과 비교해 전체적으로 20∼30% 정도 늘어난 상황이다.

 후발 창투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연앤벤처투자도 지난달까지 한달 평균 1∼2건에 불과하던 투자의뢰가 이달 들어서는 5∼6건으로 늘어났다. 기존 투자기업들의 기업공개(IPO)에 치중, 신규 투자를 거의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의뢰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회사 관계자는 관측했다.

 이와 관련 연앤벤처 이기주 차장은 “투자의뢰가 들어오는 기업들은 기본적인 운영자금 고갈, 신규사업 추진을 위한 추가자금 펀딩 등 2가지 목적으로 상이하게 볼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벤처기업들의 자금이 말랐다는 측면에서는 동일하게 봐도 무방할 것”이라며 “지난해 벤처프라이머리CBO를 비롯해 각종 정책자금이 지원되지 않았다면 이 같은 상황이 좀더 앞당겨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