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가 텔레매틱스 구현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주요 블루투스 관련업체들이 고온과 저온, 진동 등과 같은 극한상황이 수시로 발생하는 자동차 내부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핸즈프리 기기용 블루투스 반도체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EE타임스에 따르면 인피니온테크놀로지스와 브로드컴이 텔레매틱스용 블루투스 칩을 내놓은 데 이어 캠브리지실리콘래디오가 텔레매틱스용 블루투스 칩인 ‘블루코어-2 익스터널’을 내놓았다.
블루코어-2는 마이너스40도에서 85도의 극한온도에서도 차량 내부에서 핸즈프리 휴대폰을 운영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반도체다. 이 반도체는 핸즈프리 기능 이외에 단일 칩내에 호스트 컨트롤러 인터페이스 등과 같은 다른 프로토콜 레이어도 포함돼 있다. 앞서 출시된 인피니온의 ‘블루문 싱글’, 브로드컴의 싱글블루투스시스템인 ‘BCM2033’도 마이너스40도에서 105도의 극한온도 범위내에서 작동한다.
캠브리지실리콘은 블루코어-2와 함께 대만의 유니윌컴퓨터의 ‘블루투스보이스박스’에 채용된 반도체도 함께 선보였다. 블루투스보이스박스는 운전자가 가방이나 상의 주머니에 들어있는 휴대폰을 손대지 않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품.
전문가들은 3사의 신제품과 같은 반도체가 앞으로 수년내 블루투스 기반 자동차 전자시스템의 백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크라이슬러그룹은 올 가을 부품 및 서비스용품 시장에 블루투스를 백본으로 삼은 핸즈프리 통신시스템을 내놓을 예정이다.
관련단체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텔레매틱스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표준규격을 제정하는 AMI-C(Automative Multimedia Interface Collaboration)와 블루투스 규격 및 품질인증 기구인 SIG(Special Interest Group) 등과 같은 관련단체는 블루투스 기술을 자동차 내에서 다양하게 구현하기 위한 표준사양의 제정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블루투스가 자동차의 스테레오시스템, 원격진단장비, 키오스크에서 음악과 영화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오디오·비디오 시스템 등으로 응용범위를 점차 확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텔레매틱스용 블루투스 시장이 앞으로 5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얼라이드비즈니스인텔리전스(ABI)는 범용 블루투스 하드웨어 판매규모가 내년에 15억달러에 달하고 2006년에는 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캠브리지실리콘에 따르면 2005년에 블루투스 장비를 장착한 차량이 미국의 경우 1500만∼2000만대에 이르고 전세계적으로는 45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캠브리지실리콘의 사업개발 담당 이사인 켄 노블리트는 “2007년이면 블루투스가 전세계적으로 5대의 차량 중 한대꼴로 구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자동차 업체들은 각국에서 앞다퉈 제정하고 있는 핸즈프리 사용 의무화 법이 블루투스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도 블루투스는 매력적인 기술이다.
제너럴모터스의 엔지니어이자 AMI-C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폼 말호트라는 “블루투스는 단거리 점대점 통신 매체이기 때문에 자동차용으로 적합하다”며 “블루투스는 다른 기술에 비해 단가가 월등히 낮고 복잡하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블루투스가 자동차용 통신기술로 광범위하게 채용되기 위해서는 다른 장비와의 전파간섭, 보안 등과 같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아직 남아있다.
말호트라는 “AMI-C는 현재 블루투스기기 대역폭 밖의 통신이 위성전파와 서로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블루투스 보안 소프트웨어인 ‘래포어실드 V1.0’을 내놓은 래포어테크놀로지의 마케팅 이사인 고든 멜라는 “차량용 블루투스 기기는 인근 차량에서 가로챌 수 있는 신호를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