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라이트온 생산 광저장장치 저가 앞세워 시장 급속 잠식

 대만 최대 광저장장치업체인 라이트온사가 저가를 무기로 국내 중소PC업체들을 적극 파고들면서 국내 시장을 급속히 잠식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라이트온은 지난 6월부터 현주컴퓨터·세이퍼컴퓨터 등에 CDRW·DVD롬 등을 공급하기 시작한 데 이어 이달들어 주연테크컴퓨터·현대멀티캡 등도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국내 대부분 중견 PC업체들의 광저장장치 세컨드 벤더로 급부상하고 있다.

 주연테크컴퓨터는 이달초에 라이트온사로부터 대략 3000대의 CDRW를 구매했으며 LG전자와 삼성전자 제품만 구매해오던 현대멀티캡도 최근 라이트온사의 제품을 공급받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트온사 광저장장치 국내 판매를 맡고 있는 성주무역의 박종학 사장은 “지난 6월부터 9월초 공급물량까지 포함하면 대략 5만대의 광저장장치를 국내 PC업체들에 공급하게 된다”며 “일부 업체의 경우 DVD롬·CDRW 제품에서는 전체 공급량의 90%까지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라이트온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을 강화하면서 그동안 이 시장을 장악해온 LG전자·삼성전자와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그동안 일정한 수준을 형성해온 가격대도 붕괴되고 있다. 지난 6월초에는 8만원대에 형성됐던 32배속 CDRW OEM 공급가가 최근에는 6만6000원까지 하락하는 등 2달 만에 2만원 가까이 급락했으며 유통 가격도 이에 영향을 받아서 큰 폭으로 내려가는 추세다. 관련업계는 조만간 PC업체들이 채용할 예정인 40배속 CDRW의 경우 초기 공급가가 7만원 밑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성주무역의 박 사장은 “LG전자·삼성전자 등에 비해 충분히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내년부터는 대형PC업체까지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혀 LG전자와 삼성전자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그동안 국내 PC업체들에 OEM 물량을 전량 공급해온 LG전자·삼성전자는 라이트온사에 의해 시장이 빠른 속도로 잠식당하자 일부 제품에 대해 가격을 인하하는 한편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시장수성에 나섰다. 양사는 라이트온의 영업방식이 본사 직판이 아닌 총판을 통한 간판체제여서 사후서비스나 기술지원 등에서 한계를 드러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