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영업점 콜 집중화 시스템 확산

 은행권이 각 지점에서 받던 고객문의전화를 중앙콜센터로 모아 처리하는 ‘영업점 콜집중화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영업점 집중화시스템은 각 지점으로 걸려오는 전화를 중앙콜센터 한 곳으로 집중시켜 간단한 안내나 조회업무 등의 일반적인 상담업무는 콜센터 전문상담원이 응대하고 현장영업점 직원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전화만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다.

 이 같은 콜집중화시스템은 지점 직원이 불필요한 전화에 시달리지 않고 본업무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적으로 시작돼 최근에는 대부분의 은행이 도입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서울지역 영업점에 대한 전화집중시스템 구축작업에 돌입했으며 다음달부터 전지점의 콜을 중앙으로 집중시키는 콜집중화시스템 구축을 완료한다.

 이를 통해 영업점의 기능을 강화하고 소매금융부문의 경쟁력을 제고하고자 한다는 게 서울은행의 목표다. 실제로 서울은행은 지난달 기준으로 전체 콜 중 각 지점으로 걸려오는 52%의 콜을 중앙콜센터에서 처리해 영업점의 업무 비중을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전국에 있는 지점의 콜을 집중화한 것으로 본점으로 집중화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26일 개통식을 가졌다. 기업은행은 ‘파인콜센터’라는 이 콜센터를 통해 교환업무에서 대출과 텔레뱅킹서비스에 이르는 모든 금융업무를 소화하게 된다. 그리고 각 지점에서는 텔레뱅킹과 전화업무는 대부분 제거했다. 기업은행 콜센터를 구축한 MPC 측은 이 같은 콜집중화를 통해 계좌조회와 같은 사소한 업무로 인한 시간낭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도 모든 콜을 한 곳으로 모아 마케팅과 e비즈니스를 겸할 수 있는 콜센터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다음달 23일까지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밖에 하나은행·주택은행·농협 등에서도 콜을 집중시키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 같은 콜집중화가 은행 입장의 편의를 도모한 것으로 오히려 소비자에게는 불편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콜집중화시스템은 결국 소비자가 전화를 걸면 상당시간 자동응답기와 상대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게 된다”며 “직원과 직접 대화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것을 자동응답기의 안내에 따라 반복적으로 번호를 눌러야 하는 불편은 결국 고객의 몫”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