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방송교류 활성화 `물꼬`

 분단 57년 만에 남북한 방송프로그램 상호교환 및 방영을 위한 견본시가 개최되는 등 남북한 방송교류가 크게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지난 24일 남북방송협력 교류타진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방송위원회 이긍규 상임위원은 27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북한측의 조선 중앙방송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양시운 부위원장과 고위급회담을 갖고 연내 방송협력에 관한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키로 하는 등 합의서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당초 남북한간 방송교류협력은 독일통일에서 볼 수 있듯이 남북한의 긴장완화를 위한 협력관계구축에서 가장 늦게 타결될 것으로 예측돼 왔으나 북한측이 전향적인 자세로 남북방송교류를 받아들임에 따라 IT 등 여타부분의 교류협력도 새로운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방송위원회 산하 남북방송교류추진위원회(위원장 이긍규 위원) 소속 9명 등 14명을 이끌고 베이징을 거쳐 지난 24일 방북한 이긍규 방북단장은 25, 26일 남측 방송위원회와 북측 조선방송위원회를 대표로 한 실무회의를 갖고 6·15 공동선언의 정신에 따라 방송분야에서의 협력을 촉진시키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실현하는 것을 골자로 한 합의서 체결을 이끌어냈다.

 방송위 이긍규 상임위원(정무직차관급)과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위 양시운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합의한 합의서는 남북기본합의서 체결 등 4가지 사항을 담고 있다.

 합의서는 먼저 남북 양방은 방송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고 서로 신뢰를 다져 나가기 위해 방송협력에 관한 남북기본합의서를 체결키로 합의했다.

 이긍규 위원은 “남북기본합의서는 올해 중 양측 실무협상을 거쳐 연내 체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합의서는 남과 북이 제작한 비정치적분야의 방송프로그램 목록을 교환하고 방송하기 위해 방송영상물 소개모임을 진행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연내 이를 위한 남북한 프로그램견본시가 양측 실무협의를 통해 평양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양측은 또 북측은 남측에 방송프로그램 공동제작에 필요한 편의를 보장해 주며 남측은 북측에 필요한 방송설비들을 보장지원하는 한편 이를 방송편집물 제작에 공동사용한다고 합의했다.

 이밖에 남북 방송대표단은 남북사이의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으로서 2003년 상반기 안에 남북방송인 학술토론회를 개최하며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실무협의를 연내에 진행키로 했다.

 한편 이긍규 위원을 단장으로 한 방송위산하 남북방송교류위는 지난 24일 베이징을 거쳐 평양을 방문, 북한방송규제기관인 조선중앙방송위측과 이틀 동안 세차례에 걸친 연석회의를 통해 이같은 합의를 이끌어냈다.

 남북방송교류위측은 지난해 말 북한측에 남북방송교류협력을 위한 협상을 타진해 왔으며 이에 북한측은 지난 2월 남측대표단의 방북형식으로 초청을 했고 실제방북은 이번에야 성사됐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