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선랜 시장을 공략하라.’
일본 무선랜 시장이 올들어 급속히 팽창하고 있지만 국내업체들의 일본진출은 미미해 일본시장 공략을 위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무선랜 시장은 이동통신사업자와 초고속인터넷서비스업체들이 무선랜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정부도 차세대 무선랜으로 불리는 802.11a 에 대한 연내 승인 방침을 확정한 것에 힘입어 나날이 그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일본 무선랜 시장은 1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삼성전기가 일본 후지쯔와 일본내 무선랜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이후로 국산 무선랜 장비의 일본 수출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처럼 일본진출이 부진한 것은 대만 무선랜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일본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나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미 무선랜 부품의 공동구매 및 생산체제를 통해 확보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전세계 중저가 무선랜 장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대만업체들은 일본시장에서도 저가공급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것.
무선랜 장비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의 경우도 무선랜 장비 가격이 많이 내려가 국산업체들이 어느 정도 가격경쟁력을 확보했지만 부품 공동구매를 통해 원가를 줄인 대만업체들과의 맞대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털어놓았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가격만으로 대만산과 경쟁하기는 힘든 게 사실인 만큼 부가가치 기능을 갖춘 고가 장비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무선랜 시장에서 대만산은 단순히 가격이 낮은 제품으로만 인식되는 만큼 보안성을 높이고 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한 고급 제품을 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해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즉 국내에서도 저가 제품이 유리한 공중망 시장에서는 국산 장비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가격보다는 기능을 우선시하는 기업용 시장에서는 어바이어, 시스코, 쓰리콤 등의 외산장비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선랜 업체인 크리웨이브의 김대현 사장은 “일본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기존 국내시장과는 다른 접근이 요구된다”며 “솔루션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부가가치 기능을 갖춘 무선랜 장비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