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플레이어의 급속한 가격하락 원인은 전세계적인 DVD 대중화와 이에 따른 시장규모 확대, 그리고 이 시장에 신규진입한 중국업체들의 저가·물량공세에서 찾을 수 있다. 올해 세계 DVD플레이어 시장규모는 지난해보다 50% 가까이 늘어난 4300여만대, 2003년에는 5000만대 규모를 형성하는 등 확산일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규모도 지난해 17만대선에서 올해 50만∼60만대까지 300%의 급성장세가 예고되고 있어 보급물량 확대에 따른 가격하락은 피할 수 없는 대세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세계적 DVDP 가격인하를 부채질하는 최대 요인은 저가 중국산 제품의 급속한 보급 확산이다.
◇저가 중국산 공세의 배경=중국업체들이 초저가 DVDP 가격공세를 펼칠 수 있는 이유는 중국의 막대한 노동력을 기반으로 한 저렴한 인건비와 함께 DVD 생산시 DVD포럼에 지불해야 하는 로열티 부담이 작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DVD포럼은 마쓰시타, 도시바, 필립스, 삼성전자, LG전자 등 DVD 관련 라이선스를 확보한 세계적인 기업들이 결성한 단체로 상호 갖고 있는 라이선스료를 정산, 관리한다. DVD포럼 등 DVD 로열티를 확보하고 있는 업체들은 끊임없이 중국에 라이선스료 지불을 촉구해왔으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명쾌한 해결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VCR와 DVD를 결합한 콤보 및 콤비형 제품에 비해 일반 단품 플레이어의 가격하락폭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 도시바, 파나소닉 등 일본업체들이 콤보형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지만 이 분야에서 단품 DVDP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반 DVDP 하락세 언제까지=단품 DVD플레이어의 가격 하락세는 지난해 2분기 89달러에서 올 초 64달러로 무려 20달러 이상 떨어지는 등 빠른 하락속도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북미시장에서는 연초와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3개 기간을 가격인하의 적정시점으로 보고 있다.
중국산 제품의 경우 이미 지난해 추수감사절을 기점으로 69달러대까지 떨어졌으며 작년 연말과 연초에는 64달러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올 추수감사절을 기점으로는 59달러까지 떨어지리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국내시장에도 중국산 제품 유입으로 15만원 내외로까지 가격이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해에 비하면 절반수준인 셈이다.
◇국내업체들의 대응=사실상 저가형으로 굳어진 DVDP의 판매는 시장가격 논리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이어지게 될 것이란 게 업계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관련업계는 시장환경에 맞도록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출시해 중국산 제품과 가격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이 갖추지 못한 VCR기능을 함께 갖춘 DVDP복합기를 통한 고부가가치 수요를 창출하고, 기능과 디자인면에서 차별화된 고급제품으로 시장을 양극화하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과 유럽시장에 휴대형(포터블) DVD플레이어를 선보이는 등 적극적 대안모색에 나섰다. 아직 전세계적으로 5% 정도의 수요에 불과한 휴대형 제품은 차량을 이용하는 수요층과 가족을 중시하는 현대사회 추세를 반영한 고객의 특성을 살리면 승산있는 시장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전자 신만용 부사장은 “TFT LCD에 10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초박형 제품을 이달 초 미국의 베스트바이 등 대형유통점에 999달러에 내놓은 결과 일주일에 200대씩 팔릴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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