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저가제품의 급속한 확산세 속에 수출시장에서 DVD플레이어(DVDP)의 가격이 속락, 삼성전자·LG전자 등 세계적 DVDP공급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89달러였던 중국산 일반 DVDP 최저 공급가격이 지난해말 69달러로 크게 내린 데 이어 올초에는 64달러로 곤두박질쳤다. 관련업계는 이같은 중국산 저가제품 공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연말까지는 지난해보다 30% 가량 하락한 59달러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 업체들도 이를 반영, 시장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게 돼 수출가격 인하에 따른 부담감이 가중되고 있다.
일본 제품의 경우 소니사의 제품가격이 올초 평균 189달러(179∼199달러)였으나 최근 149달러 가량으로 떨어진 데 이어 연말이면 129달러대까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됐다. 파나소닉 제품도 119달러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이며 우리나라가 119달러대를 유지한 이 시장에서의 시장가격 인하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외시장의 영향은 국내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올초 20만∼25만원선이던 중국산 제품가격은 3∼4월께 19만원선, 현재는 15만원대로 떨어졌다. 국내 제품도 현재 20만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LG전자 등 DVDP 제조업체들은 모델 차별화 등을 통한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제품가격 하락추세를 반영, 기능을 간소화하고 가격을 낮춘 보급형 제품과 기능을 차별화한 고가형 제품으로 양분해 시장을 공략키로 했다. 내년 초 보급형 소비자를 대상으로 99달러대 제품을 내놓아 저가경쟁에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VD 재생전용 플레이어 시장은 위축될 것으로 보고 콘텐츠를 저장·보관할 수 있는 DVD리코더 시장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DVD리코더는 현재 699달러 가량의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500달러 미만의 제품이 등장하면 자연스레 시장이 무르익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가격경쟁력과 수익성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 동시에 잡기’ 전략을 추진한다. 부품 공급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MPEG칩 등 관련 부품 가격을 낮춰나가면서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한 제품 내부 설계의 혁신을 꾀해 낮은 비용으로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