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 280만달러 규모의 광통신부품 페룰(ferrule) 생산라인 수출을 끝마친 프라임포텍 양순호 사장(51)은 “애지중지 키운 딸을 시집 보낸 심정”이라면서도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인정받는 것 같아 한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3월 설립돼 이제 갓 2년을 넘긴 프라임포텍은 지난 4월 중국의 윤셍그룹 운승광통신기술유한공사가 발주한 페룰 생산라인 국제입찰에서 일본의 퍼스픽·야마토, 스위스의 마이크론 등 경쟁업체를 물리치고 최종 낙찰자로 선정돼 업계를 놀라게 했다.
양 사장은 “중국 입찰을 따내기 위해 1년여 간 철저한 준비를 했고 특히 세계적인 업체와 피말리는 경쟁을 벌였다”며 “당초 올 연말까지 납품하기로 했으나 신뢰를 다지기 위해 전직원들이 밤낮없이 부품과 설비를 제작해 기한을 앞당겨 물량을 보냈다”고 말했다.
양 사장은 이처럼 세계적인 광산업체의 대표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광산업과는 거리가 먼 일을 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84년 정밀공작기계를 생산하는 ‘기공써비스’란 회사를 운영하며 8건의 특허를 취득하는 등 20년 가까이 정밀가공 분야에 주력해왔다.
“처음 광산업을 해 보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 어렵고 복잡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정밀가공 공작기계분야의 기술력을 페룰 생산과 접목시키면 한번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어 뛰어 들었습니다.”
그는 기술이전을 꺼리는 일본 기술진을 설득해 페룰 제조기법을 배워 2000년 8월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이때부터 양 사장의 타고난 ‘장인정신’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일본에서 들여온 기계를 그대로 본떠 국산화에 성공해 오히려 이듬해부터는 광산업장비의 종주국인 일본에 역수출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지금은 중국에 기술을 이전하는 업체로 성장했다.
이후 생산라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월 100만개의 페룰 생산라인을 갖춘 양 사장은 우수중소기업인으로 선정돼 국무총리상, 광주벤처기업인 금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매출 50억원에 이어 올해는 10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는 중견기업인으로 성장했다.
“광산업 등 첨단산업은 무궁무진한 아이템이 있는 유망업종이기 때문에 사업가 자신의 경험 및 기술력과 유사한 품목을 찾아 도전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양 사장은 “지금도 새로운 기술과 제품 개발에 전직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특수페룰을 개발해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우위를 계속 지켜나가고 새로운 광통신부품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라며 “전통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듯이 이제는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설 수 있도록 80여명의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