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전망대>

 ○…그동안 바이오벤처와 제약업체들이 강력히 요청하던 ‘천연물 신약 허가제도’가 이달 1일부터 실시됐으나 한 달이 지나도록 단 한 건의 허가신청도 없자 식약청 관계자들이 “여러 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수용했는데 배신감마저 든다”며 서운한 감정을 표출.

 식약청 한 관계자는 “천연물 신약 허가제도가 시행됐지만 허가 신청은 고사하고 허가에 관한 문의전화 한 통 없었다”며 “안전성이나 유효성 자료와 임상실험도 대폭 완화해줬는데 업계 반응이 너무 뜻밖”이라며 황당하는 모습.

 이에 대해 바이오벤처업체들은 “천연물 신약 허가제도가 이처럼 빨리 될 줄 몰랐다”며 “아직 준비가 안돼 허가 신청을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여기저기에서 성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

 

 ○…부산아시안게임 야구대표 선발을 위한 도핑테스트 과정에서 한 프로야구 선수가 금지약물을 복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도핑테스트를 실시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도핑컨트롤센터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

 김명수 센터장은 “27, 28일 이틀간의 도핑테스트 결과와 이에 대한 센터의 입장을 묻는 전화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며 “민감한 사안이어서 자칫 잘못하면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입조심하고 있다”고 조심스런 반응.

 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육상 100m 경주에서 캐나다의 벤 존슨이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을 밝혀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는 KIST 도핑컨트롤센터는 이번에도 각 언론에 센터 이름이 언급되는 등 유명세를 치렀지만 별로 반갑지 않다는 분위기.

 

 ○…대덕연구단지의 정부출연기관들이 매월 실시하고 있는 ‘체육의 날’ 행사가 직원들의 참여 부족과 개인 행동으로 통제되지 않는 등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

 한국과학재단 등 일부를 제외한 출연연은 대부분 직원들의 체력을 단련하고 화합을 다진다는 명분으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를 체육의 날로 지정, 운영하고 있으나 직원 자율에 맡기다 보니 오전 근무 후 점심만 먹고 퇴근하는 직원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

 출연연 한 관계자는 “전투체육의 날이라고 해서 매주 수요일 체력단련과 정신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군문화에서 비롯된 행사 같다”며 “직원들의 체력과 화합을 다지는 것이 목적이라면 기관별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짜 취지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개선방안을 제시.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