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인준 부결로 정보보호업체들 속탄다

 국무총리 인준 부결로 정보보호전문업체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정보보호전문업체들은 총리 부재로 제2차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이하 2차 기반시설)에 대한 정부의 결정이 늦어져 올하반기 매출이 크게 낮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은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따라 국무총리 주재로 ‘정보통신기반보호위원회’를 개최, 심의를 거쳐 최종 인가를 받아야 확정할 수 있다. 그러나 장상 총리서리에 이어 이번 장대환 총리 지명자의 국회인준 부결로 인해 당초 7월초에 발표할 예정이었던 2차 기반시설 결정은 10월경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정보보호전문업체들이 정부의 2차 기반시설 결정 지연으로 애타는 이유는 고액 연봉의 컨설팅 인력들을 투입할 프로젝트가 없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한국전산원이 기반시설로는 마지막으로 정보보호컨설팅 사업자를 선정함에 따라 지난해 12월 1차 지정된 23개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에 대한 컨설팅 사업자가 모두 확정됐으며, 앞서 진행돼온 프로젝트들은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정보보호전문업체들은 2차 기반시설이 발표되면 신규 프로젝트가 대거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그동안 컨설턴트 영입과 사전영업에 나서는 등 준비작업에 집중했으나 총리 부재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정보보호전문업체협의회 회장인 최동근 시큐어소프트 이사는 “2차 기반시설 발표가 지연되면서 9개 정보보호전문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고액연봉의 컨설턴트 180여명이 놀고 있는 셈”이라며 “업체마다 큰 부담을 느끼고 있어 정부의 벤처보안 육성책으로 내놓은 정보보호전문업체 지정이 오히려 화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기반시설 발표를 앞두고 지난 6월말에 모든 준비를 끝낸 정보통신부는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나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정통부는 올상반기 2차 기반시설을 선정하기 위해 금융감독위원회,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국회사무처, 건설교통부 등 5개 정부부처로부터 54개 기관, 66개 기반시설을 신청받아 놓고 심의위원회의 심사까지 받은 상태다. 그러나 정보통신기반보호법에 총리의 최종 인가를 받도록 명시돼 있어 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기반시설 결정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또다른 고민도 있다. 정통부는 정보보호전문업체 추가지정을 위해 이달 31일까지 업체로부터 신청을 받고 심사를 거쳐 오는 10월경 확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2차 기반시설을 발표하지 못한 상황에서 정보보호전문업체의 추가 지정은 의미를 갖지 못한다.

 정통부 관계자는 “모든 준비를 끝내고도 2개월째 추진을 못하고 있어 고민”이라며 “이와 관련해 국무조정실과 논의, 곧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