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개막된 LG의 ‘글로벌 CEO 전략회의’는 해마다 열리는 행사지만 올해는 그룹의 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그동안 외쳐온 ‘일등LG’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논의하는 장이라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 글로벌 CEO 전략회의는 LG가 당면목표로 잡아놓은 ‘전자사업부문 글로벌 톱3’ ‘화학사업부문 아시아 3위’ ‘금융 및 서비스사업 국내 1위’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토론의 장인 셈이다.
LG측은 “이번 글로벌 CEO 전략회의는 월등한 우위를 통해 시장에서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국내 1위, 글로벌 톱3’를 목표로 경기의 호황이니 불황이니 하는 외부 환경의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가치를 창출하는 세계 최고수준의 기업을 일궈내는 데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이미 광스토리지제품, CDMA 무선가입자망(WLL) 단말기, 모니터용 LCD, 에어컨, 투명수지(ABS)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실현하고 있는 LG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향후 3∼5년내에 ‘화학부문’과 ‘전자부문’등 양대 주력사업 분야를 중심으로 월등한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한 일등사업을 집중육성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내비쳤다.
전자부문은 2006년까지 PDP TV를 비롯한 디지털TV, DVD플레이어, 노트북PC 등 디지털 제품분야에서 ‘글로벌 톱2’ 또는 ‘글로벌 톱’을 달성하는 한편 유기EL, IMT2000분야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고 TV 및 노트북용 LCD, 튜너, 포토마스크, 리드프레임 등의 초정밀 디바이스 제품분야도 일등사업으로 집중 육성키로 했다.
화학부문 역시 2005년까지 고기능 산업재, 고부가 유화제품 분야에서 현재 11개 품목인 초일류 상품을 48개로 대폭 확대하고 2차전지 및 편광판 등 정보전자 소재사업분야도 글로벌 1등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구본무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사장 등 LG의 최고경영자 50여명이 참석, 30일까지 이틀간 20시간에 걸쳐 마라톤 회의로 진행되는 이번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는 LG 각사의 CEO들이 ‘일등회사, 일등사업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로 해당분야 전문가의 기조강연 및 사례연구, 집중적인 토론을 통해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일등LG 달성을 위해 필요한 전략적 접근방법’이란 테마로 진행된 첫날에는 머써(Mercer)컨설팅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모리슨 부회장의 주제강연과 CEO토론을 통해 △고객의 요구에 대처하기 위해 강력하고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확대하는 ‘비즈니스 디자인 혁신(Business Design Innovation)’ 방안 △고객과의 관계를 최적화하고 고객에게 제공하는 가치를 최대한 높여 새로운 성장기회를 발굴하는 ‘고객가치증대(Customer Value Growth)’ 방안 등에 대해 집중 토론했다. 이날 LG의 CEO들은 차별화된 사업전략 부재와 혼재된 조직문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세계 모니터용 TFT LCD시장의 약 16%를 점유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 일등LG 달성에 성공한 ‘LG필립스LCD 성공사례’를 케이스 스터디했다.
구본준 LG필립스LCD 사장은 “일등실현을 위해서는 기업특성에 맞는 1등 프로세스 발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구 사장은 LG필립스LCD의 성공비결로 △‘World’s No.1 LCD Company’라는 회사의 비전수립 △최고의 임직원이 최고의 기업을 만든다(No.1 Members, No.1 Company)는 활동을 통해 회사와 임직원 개인비전과의 조화 △향후 모니터시장이 확대될 것이라는 정확한 장기 시장예측을 바탕으로 모니터용 LCD를 승부사업으로 선정하는 전략의 명확화 △적기투자능력, 기술선도력, 원가경쟁력 등 핵심역량 확보 및 이를 통한 시장의 변화 선도능력 등을 꼽았다.
이어 30일에는 ‘일등LG 달성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조직변혁’이라는 테마로 미시간대 비즈니스스쿨 킴 카메론 교수의 기조강연과 토론이 이어진다. 이 자리에서는 LG의 일등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핵심역량, 보상체계, 비즈니스 프로세스, 그리고 CEO의 리더십 등 조직변혁 방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될 예정이다.
LG구조조정본부 정상국 상무는 “이번 글로벌 CEO 전략회의는 각 부문의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일등LG의 개념과 목표를 보다 명확히 하고 일등LG 달성에 필요한 실천적 차원의 방안을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