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양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제조업체인 LG필립스LCD(대표 구본준)와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모니터용 시장에서 치열한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LG필립스LCD가 선두질주를 계속했던 모니터용 TFT LCD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주력제품인 17인치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LG필립스와 세계시장 점유율 1% 포인트 이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현재 LG필립스와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은 14.8% 대 14.0%로 격차는 불과 0.8% 포인트다. 그러나, TFT LCD 시장이 침체국면에 돌아선 3분기에는 삼성전자가 16.8% 대 16.4%로 0.4% 포인트 차이로 역전할 것이라는 게 디스플레이서치측의 전망이다.
LG필립스측은 이에 대해 “어디까지나 이는 전망치일 뿐 실상은 5세대 라인을 먼저 가동한 LG가 삼성보다 적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3분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는 모니터시장에서 LG필립스와 삼성전가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삼성전자가 선두 LG필립스를 위협하는 근본 이유는 삼성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17인치 모니터용이 기존 시장표준인 15인치를 밀어내고 새로운 표준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관계자는 “15인치는 17인치의 위세에 눌려있고, LG의 주력모델인 18.1인치 제품은 전문가(파워유저)용 고급형 모듈로 시장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LG필립스와 삼성전자간의 모니터시장을 둘러싼 양보 없는 경쟁은 삼성이 5세대 라인을 가동하는 3분기 말이나 4분기께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5세대 가동에서 LG에 기선을 제압당한 삼성이 17·19인치 등 대형 모니터에 타깃을 둔 5세대 라인을 가동, 생산능력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모니터용 LCD 세계 1위’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LG필립스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이미 지난 5월 가동한 5세대 라인의 수율이 90%에 육박하는 LG로서는 삼성이 설사 5세대 라인을 가동한다 해도 정상궤도(램프업)까지는 몇개월이 필요할 것이고, 2단계 5세대 라인(페이즈2) 가동이 초읽기에 들어가 독주를 계속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LG필립스는 특히 내년 이후에도 모니터부문에서 만큼은 1위를 내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모니터용 LCD 표준으로 떠오른 17인치시장 런칭이 내년으로 예정돼 있고 17인치 모니터에 초점을 둔 또 하나의 5세대 라인(1100×1250㎜)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전문가들은 “모니터시장이 당분간 TFT LCD 시장을 견인할 것이 확실해 LG필립스와 삼성전자의 경쟁은 더욱 달아오를 것”이라며 “여기에 대만 최대 업체인 AUO가 선두권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급부상, 한국과 대만의 불꽃튀는 접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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