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두가족’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대우와 하이마트가 가전유통시장에서 과연 지난 10월 이전 수준의 명성과 경쟁력을 회복할지 여부에 유통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7월말 법원의 강제조정 결정을 전격 수용함에 따라 9월 중순부터 하이마트 매장에 대우제품을 진열키로 하고 제품 라인업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전자가 하이마트 지원조직을 신설하고 전시·AS 및 직원교육을 준비하고 있는가 하면 하이마트측은 대우제품 판매를 위해 공조체제 마련과 함께 지난 10월말 이후 끊겼던 유통망 재개에 따른 직원교육 및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특히 하이마트와의 공조체제 붕괴로 내수부진을 겪었던 대우전자는 유통망 복원을 내수매출 원상회복의 계기로 삼기 위해 공조체제 구축에 발벗고 나섰다.
대우는 조만간 하이마트 채널을 위한 20명 규모의 별도 조직을 신설해 매장 디스플레이부터 애프터서비스, 하이마트 직원 교육 등을 전담시킬 예정이다.
대우제품 판매재개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하이마트측도 회사 전반의 분위기가 일신되면서 대우제품 판매에 대해 우호적인 자세로 돌아섰다. 하이마트측은 삼성전자·LG전자에 비해 모델수가 부족하고 프리미엄급 제품이 빈약한 대우제품의 특성을 감안, 신제품 위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대우전자와의 공동 마케팅과 대대적인 판촉 전략도 준비하고 있다.
대우전자 측은 “하이마트 유통망 정상화를 계기로 공격적인 내수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내수와 수출액을 통틀어 3조원의 매출을 올린 대우는 내수시장에서 5319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 가운데 대우 브랜드의 판매는 2300억원으로 내수판매액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부진을 보였다. 나머지 대부분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했을 정도로 하이마트와의 분쟁은 대우에 큰 타격을 주었다.
하지만 대우는 이번 하이마트 유통망 정상화로 대우 브랜드 이미지 상승은 물론 국내 시장 점유율 복원 등 상당한 입지회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 올해 650억원, 향후 5년간 매년 1700억원어치의 대우제품을 팔아야 하는 하이마트도 대우의 마케팅 전략에 적극 보조를 맞춰나갈 계획이다. 하이마트 측은 “대우에 약속한 연간 1700억원의 판매규모는 그렇게 부담스런 목표는 아니다”라며 “상품구색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대우전자 제품을 보완할 수 있는 판촉전략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