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 중소업체 공동백업센터 설립 비용산정 문제로 `주춤`

 중소 손해보험업계의 공동 백업(재해복구)센터 설립이 비용 문제 등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원장 임재영 http://www.kidi.or.kr)은 보험기관으로는 처음 구축하는 백업센터에 중소 손해보험사들의 백업센터도 유치키로 했으나 비용문제 등으로 인해 사업추진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최근 그린화재·대한화재·동양화재·서울보증보험·신동아화재·쌍용화재·제일화재 등에 공동백업센터 참여를 위한 제안서를 보내고 지난 8월 말까지 참여여부에 대한 회신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보험사들은 비용산정 등 제안서 내용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들어 참여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보험개발원은 지난달 백업센터 구축사업자 선정시 중소 손보사들에 한차례 제안서를 보냈으나 제때 회신을 받지 못한 바 있다.

 보험개발원이 이번에 중소 보험사들에 보낸 제안서에는 건물면적사용료, 운용인력비용, 통신회선비용, 재해복구서비스 내용과 비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개발원은 또 한국IBM의 협조를 받아 IBM메인프레임을 사용하는 보험사 3사 이상이 참여할 때만 재해복구서비스 비용의 30%를 절감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IBM메인프레임을 도입한 동양·신동아·제일화재 중 한 업체라도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이같은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와 관련, 현재 신정보시스템 구축에 착수한 대한화재와 신정보시스템 도입 계획을 세운 그린화재는 백업센터 구축을 내년 이후로 미루면서 이번에 보험개발원의 공동 백업센터에 들어가지 않기로 했다.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보험개발원의 제안서는 비용 산정과 분석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은데다 가변적인 비용이 적지 않아 참여여부에 대한 결정을 아직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공동 백업센터 참여에 따른 비용분석을 더 해본 뒤 보험개발원 측과 협의를 거쳐 참여여부 결정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보험개발원 측은 이에 대해 “비용분석이 가능한 부문에 대해서는 계량화해 보험사들에 보냈으며 세부적인 비용에 대해서는 보험사들과 협의하고 있다”며 타협점을 찾아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보험개발원은 직접 재해복구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이윤추구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중소 보험사들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던 중에 보험사들의 요청에 따라 공동 백업센터 구축을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험개발원은 최근 삼성SDS를 백업센터 구축사업자로 최종 선정하고, 경기도 이천 부설 연구소 부지에서 백업센터 신축공사에 들어가 올 연말까지 공사를 완료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보험개발원의 백업센터는 재해발생시 대외 정보망서비스 업무에 즉시 복구가 가능한 이중화(미러링)사이트 방식의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