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의류업체 임원들로 구성된 ‘의류업계 SCM협력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회장 박성철)는 지난 8월 말부터 이 위원회 소속 업체를 대상으로 ‘의류 중견 기업의 정보화 현황 및 요구’라는 설문을 통해 한달간 정보화 현황을 파악한 후 이달 말 공식적으로 1차 회의를 개최하게 될 것이라고 최근 밝혔다.
의류업계 SCM협력위원회는 지난 6월 말 15개 주요 의류업체 CEO들이 ‘SCM 확대를 위해서는 전담임원이 필요하다’는 상호 합의에 따라 CEO들의 추천을 받은 11개사 임원으로 8월 초 구성됐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일정 정도의 결정권을 갖고 있는 임원이 참석하는 만큼 기업중심의 협업적 IT화가 촉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지난 6월 말 15개사 경영진들이 ‘의류업계 SCM시범사업의 확대 추진방안 간담회’에서 직접 합의했던 △SCM 담당임원 선정뿐만 아니라 △CEO간담회 정기개최 △실무자 교육강화 등에 대한 협력사항이 병행되지 않는 한 이름만 내건 위원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SCM 담당임원 선정의 경우 15개사 중 11개사가 참여해 비교적 성공적이란 평가를 들을만 하지만 자발적인 참여란 점에서는 시간을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위원회가 구성된 지 한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모두 한자리에 모인 적이 없다는 점에서 자칫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위원회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최고경영자들이 단지 SCM 담당임원 선정으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근거다.
CEO간담회의 정례화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전담임원을 둔다 하더라도 섬유 B2B 시범사업의 성과물을 도입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결국 CEO의 몫이기 때문이다. CEO들의 만남을 통해 SCM전담임원들의 모임을 한달만에 만들었다는 사실만 봐도 CEO의 역할은 긍정적이란 평가다.
하지만 CEO들이 정기적으로 만나기란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실례로 섬산연서 두달에 한번씩 개최하는 ‘섬유e비즈 교육 및 교류회’에 초기에는 CEO의 참석률이 높았으나 차츰 대리출석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해준다.
섬산연측은 CEO들의 합의사항과는 별도로 섬유 B2B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오프라인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했다. SCM협력위원회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결국 시범사업이 성과물이 채택돼 기업에서 운영되는 사례를 보여줘야 한다는 논리다. 섬산연에 따르면 SCM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일부 기업이 ‘시범사업 성과물을 도입하겠다’는 적극적인 모습보다 ‘일단 내부적으로 조정해보겠다’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담임원이 참여한다 하더라도 결국 각 기업의 경영진-실무진의 유기적 협력체제가 갖춰져야 한다”며 “협력위원회는 SCM 등 섬유산업의 각종 정보화 문제를 전사적인 관심사로 만들 수 있는 교육의 체계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