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출시일정 맞추기는 하늘에 별따기?’
DVD타이틀 출시가 당초 예정일보다 늦어지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사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VD타이틀 출시일이 예정일보다 적게는 2주일, 많게는 1개월 가량 미뤄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심지어 6개월 이상 출시일이 늦어진 타이틀도 있으며 이 과정에서 사전에 진행된 예약판매가 중단돼 사용자 혼란을 일으키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DVD타이틀 출시지연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심의 절차 및 결과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 많다.
최근들어 DVD판권에 대한 원본 계약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심의가 강화되면서 심의시간이 길어지고 있으며 일부 타이틀의 경우는 영등위의 일관성없는 심의기준으로 인해 보류 및 재심의가 요구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발 일정관리에 차질이 빚어지거나 제작과정상의 각종 위험요인과 변수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없이 출시일을 무리하게 잡는 등의 제작사 오류도 나타나고 있어 전체적인 출시일정 관리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출시일 지연이 빈번해지면 이유와 관계없이 해당 제작사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신이 커져 결국 손해는 제작사에 돌아가게 된다”며 “특히 영등위의 DVD타이틀 심의과정이 더욱 강화된만큼 이를 감안해 제작과 출시계획을 보다 주도면밀하게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비트윈이 당초 4월 말에 출시키로 했던 국산 애니메이션 로보트 태권브이의 경우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선보이지 않고 있다.
비트윈은 6월로 출시일을 한번 늦췄다가 다시 11월로 일정을 바꿨다. 비트윈 측은 로보트 태권브이가 76년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인만큼 화질이 떨어져 이를 복원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스페셜 피처를 위한 자료를 입수하는 것도 쉽지 않아 계속 지연되고 있다며 늦어지는만큼 좋은 결과물로 찾아갈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한때 큰 화제가 됐던 로보트 태권브이 DVD타이틀 출시에 대한 관심이 점점 줄어들면서 최적의 마케팅 시점을 놓친 것은 감수해야 할 판이다.
또 이달 16일로 출시가 예정됐던 일본 애니메이션 인랑도 한달 남짓 늦어진 다음달 10일로 일정이 조정됐다. 판권을 소유한 SRE는 영등위의 심의강화에 따라 일본 측으로부터 추가 자료 요청에 따른 시간이 필요해 미뤄졌다고 밝히고 있으나 인랑 출시를 기다려온 사용자들은 허탈하게 됐다. 파파DVD 판매순위에서 지난 몇주 동안 예약판매로 10위권내에 들었던 인랑은 출시일이 지연되면서 최근에는 2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다음달 출시예정이었던 한니발의 경우는 영등위가 극장과 비디오에서도 허용된 장면을 문제삼아 삭제를 요구해 아예 출시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콜럼비아 측은 사용자들이 출시를 기다려온 한니발 DVD타이틀에 대해 영등위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자 허탈해 하고 있다.
이밖에 공각기동대, 봄날은 간다 등도 출시일이 한두차례 미뤄져 사용자가 혼란을 겪었으며 제리 맥과이어 SE도 예정보다 몇개월이나 지난 8월 27일 출시됐다. 화양연화도 2∼3개월 늦어진 9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