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 규격인증기관인 미국보험자협회시험소(UL)가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인증을 강제하고 있는 안전인증시장에 대한 직접 진출을 공식선언했다. 그러나 안전인증 분야는 그동안 국내 기관에만 인증 권한이 부여됐다는 점에서 정부의 UL 진출 허용 여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본지 3월 18일자 1면 참조
미국 UL 본사의 로링 노블라흐 CEO는 30일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실정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한국 안전인증시장 진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조만간 한국 지점인 UL코리아의 대표를 내국인으로 바꾸고 내국인 직원 채용도 빠르게 늘려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노블라흐 CEO는 특히 새 한국인 사장과 관련해 “합작사 설립 또는 한국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인물이면서 과거 우리 고객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인물 가운데 3명을 후보로 선정해놓고 있다”고 밝혀 선정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음을 시사했다.
UL이 한국 안전인증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한국의 PL법 발효로 한국 인증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급속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UL이 포화상태에 있는 미국 인증시장의 탈출구로 본사 차원에서 아시아·유럽 등 세계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UL의 이 같은 움직임과 관련해 안전인증기관 지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산자부 기술표준원 측은 “UL 측과 진출 조건을 조율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어떤 논의도 없었다”며 “합작법인의 지분비율이 50% 미만이어야 한다는 등 여러 조건이 부합하면 논의의 여지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기존 3개 기관 중심으로 한국 안전인증제도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