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TS 2002` 결산

 <폐막 및 결산>

 세계 3대 게임쇼 가운데 하나인 ‘ECTS 2002’가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31일(현지시각) 폐막했다.

 게임 및 하드웨어업체 170여개사가 참가한 이번 전시회에는 소니·MS 등 세계 메이저 게임업체를 비롯해 각국의 게임개발사 및 배급업체가 게임 비즈니스를 위한 활발한 수출상담을 벌였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메이저 게임업체들이 화려한 전시부스 대신 비즈니스 상담부스를 잇따라 개설하면서 단순한 전시보다 비즈니스 장으로 자리매김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번 전시회는 독일에서 처음 개최하는 국제게임쇼인 GCE와 행사기간이 겹쳐 지난해보다 참가업체가 절반가량 줄어드는 등 규모면에서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주최측인 CMP는 이번 전시회 기간 동안 1만여명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아 지난해 1만5000여명보다 30%가량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비즈니스 전시회로 탈바꿈=ECTS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명실상부한 비즈니스 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5월 열린 미국 E3 2002가 신작의 경연장으로 화려한 멋을 뽐낸 반면 ECTS는 활발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해 E3와 차별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MS·EA·액티비전·에이도스 등 세계 메이저 게임배급업체들은 이번 전시회 기간 동안 화려한 전시부스 대신 비즈니스 센터만을 운영, 비즈니스 협상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외형적으로 참가업체가 지난해보다 40% 감소하면서 전시회가 다소 가라앉았지만 수출상담 등 실질적인 성과는 더욱 많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메이저 업체들이 비즈니스 센터만을 운영한 데 반해 일본 소니는 1000평 규모의 초대형 게임체험장을 마련하는 등 공세적인 마케팅을 벌여 유독 눈길을 끌었다. 이 때문에 비디오 콘솔게임시장을 놓고 지난 E3에서 벌어진 소니와 MS의 신경전이 이번 ECTS에서는 소니의 압승으로 끝나기도 했다.

 CMP 한국지사 마케팅팀 박효균씨는 “이번 전시회는 규모면에서는 지난해보다 3분의 1 정도가 줄어들었지만 세계 메이저 업체가 대거 참여하고, 전시부스보다는 비즈니스 협상자리를 많이 마련하면서 실질적인 비즈니스 전시회로 위상을 재정립하는 성과를 남겼다”고 말했다.

 △한국 업체들 선전=한국 게임업체들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 어느때보다 높아진 위상을 실감했다. 이번 한국공동관에 참가한 업체수는 지난해보다 절반가량 줄었지만 수출상담 실적은 당초 목표액인 3000만달러를 훌쩍 뛰어넘어 4000만달러를 상회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또한 PC게임개발업체 키드앤키드닷컴(대표 김록윤)과 모바일 게임업체 게임빌(대표 송병준)은 각각 14만달러와 4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는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한 한국 게임시장에 대해 해외 업체들의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모바일 게임업체의 경우 유럽 최대 휴대폰 단말기업체인 노키아가 유럽 모바일 게임시장 공략을 위해 이번 전시회 기간 동안 결성한 ‘노키아 글로벌 게임스 서밋(Nokia Global Games Summit)’에 한국 개발업체 12개사가 파트너로 선정되는 등 높아진 위상을 그대로 반영했다. 게임빌·웹이앤지코리아 등 한국 모바일 게임업체들은 이를 계기로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든든한 교두보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넷돌엔터테인먼트의 아케이드 게임 ‘액션핑퐁’은 이번 전시회 기간 동안 가장 많은 관람객의 발길을 잡아 ‘ECTS 2002 최고 인기상(Best Multiplayer Game of the Show)’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시멘텍 하워드 리 부사장은 “한국이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유럽지역 메이저 퍼블리셔들이 한국 업체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 것을 이번 전시회에서 실감했다”며 “유럽 게임업체들의 경우 게임개발 및 글로벌 마케팅에서 풍부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좋은 파트너십을 유지한다면 유럽 업체와 공동으로 전세계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