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테크]저장매체-콘솔게임기

다른 디지털 가전업체와 마찬가지로 게임콘솔업체들도 가정용 오락기기에서 게임콘솔이 중심점이 될 수 있게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닌텐도 등 주요 게임기 업체들이 광대역 네트워크에 연결하고 저장용량을 확장한 차세대 제품을 공급하면서 이런 방향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가정 오락기기의 허브가 될 수 있는 새로운 게임콘솔인 엑스박스(Xbox)를 발표했다. 역사적으로 저장매체가 게임콘솔의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주요 발전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장매체를 채택한 최초의 게임콘솔은 지난 77년에 등장한 아타리(Atari)2600이다. 당시 이 제품은 128B의 램을 내장하고 4 정도의 카트리지에 게임을 저장했다.

 이후 게임기가 발전하면서 카트리지 기반 저장 시스템이 주로 채택되었다. 가령 닌텐도가 지난 80년대에 출시한 기본 게임콘솔에는 2MB의 카트리지를 채택하고 ‘닌텐도64’에는 128MB의 카트리지가 탑재되었다. 이에 비해 최근 나온 엑스박스는 8Gb의 HDD를 탑재하고 있다. 이처럼 게임콘솔이 가정 오락기기의 허브가 되려면 용량이 큰 저장매체를 채택해야 한다.

 하지만 게임콘솔이 가전의 허브로 자리잡는데 중요한 것은 일반 소비자들의 게임기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 플랫폼과 네트워킹 기술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게임기의 다기능 플랫폼을 쉽게 수용하겠지만 그보다 나이가 많은 세대는 게임기는 게임에만 사용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닌텐도가 게임콘솔 시장에서 성공하자 지난 88년 소니는 닌텐도와 공동으로 CD롬 모듈 개발에 착수했다. 하지만 라이선스 문제와 이 시장의 전망이 불투명해 짐에 따라 닌텐도는 종전과 같이 카트리지 기반 제품을 공급하는 데 주력했고 소니만이 이 기술의 개발사업을 계속 추진해 지난 94년 CD롬 기반의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을 발표했다. 이 제품에는 두 개의 플래시 메모리 슬롯이 있다. 플레이스테이션이 발표되자 대부분의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닌텐도64 지원 게임 개발을 중단하고 소니 제품으로 옮겨갔다.

 또 최근에 발표된 플레이스테이션2(PS2)와 엑스박스에는 4.7Gb의 DVD 디스크를 채택할 수 있게 돼 있다. 닌텐도는 카트리지 기반 게임기가 경쟁에서 뒤지게 되자 자사의 새로운 게임기에 1.5Gb 미니 광 디스크를 채택하고 있다. 이처럼 광 디스크는 게임콘솔의 기본 저장매체로 채택되고 있다.

 더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엑스박스를 가정 오락기기의 허브로 만들 것을 목표로 여기에 8Gb HDD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과거 HDD 기반의 게임기 웹TV박스가 킬러앱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가 실효를 거두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획기적인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맞서 소니와 닌텐도도 게임콘솔의 저장용량을 확장하고 플래시 메모리 슬롯도 탑재하고 있다. 이 부문 업계의 이런 경쟁 추세가 계속되면 앞으로 저장매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게임콘솔이 네트워크와 충분히 연결되기 전에는 수요가 그리 많이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게임의 사용자 기반도 넓혀야 한다. 게임인구는 크게 PC 기반 양방향 게임사용자와 독립 게임콘솔 사용자로 나눌 수 있는데 이들의 취향이 자주 변하기 때문에 게임기의 기능이 이들의 취향에 맞도록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특히 게임콘솔이 가정 네트워킹 환경에서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게 하려면 내장 및 외장 저장매체를 확장하고 네트워크 어댑터를 탑재해야 한다.

 한편 저장매체의 발전에 따라 게임 타이틀과 게임의 밀도도 혁신되었다. 여기에는 광디스크가 많이 사용되고 있고 앞으로도 당분간 그렇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