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방송수신을 위한 튜너내장형 벽걸이(PDP) TV가 내년에 등장한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PDP TV 구입시 모니터와 셋톱박스를 이중으로 구입하는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하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시장성과 출시시기를 면밀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기술적 진보와 상업성은 별개라는 사실에 고민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과 UPD, 이레전자 등 중견 TV 제조업체들은 TV 수신을 위해 셋톱박스로 별도 분리했던 튜너를 TV에 내장한 제품 개발을 진행중이다.
기술력의 진전으로 이제까지 튜너를 내장할 경우 전파간섭에 의한 노이즈가 발생, TV시청이 어려웠던 PDP TV를 모니터용 이상으로 확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의 기술발전은 노이즈를 제거하고도 튜너를 넣어 TV를 수신할 수 있을 정도로 신호기술이 발달했다.
그럼에도 제조업체들이 이 제품의 시장성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PDP모니터와 셋톱박스의 결합은 소비자 측면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검토해야 할 요소가 몇 가지 있기 때문이다.
우선 튜너를 내장한 제품의 시장성 문제다. 정부는 오는 2010년까지 지상파 방송을 전면 디지털화하기로 했지만 현재까지는 아날로그 방송이 절대적이다.
PDP에 내장할 튜너는 미래를 생각하면 디지털 튜너와 아날로그 튜너를 모두 내장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당장 HD급 콘텐츠가 풍부하지 못한 상황에서 디지털과 아날로그 튜너를 모두 삽입하는 것은 단가가 높아져 자칫 채산성이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는 수출 문제다. TV수신 기능이 없는 모니터로 수출할 경우 관세가 없다. TV로 내보낼 경우는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10% 안팎의 관세가 붙어 가격이 높아지고, 이는 자칫 가격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FCC가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TV에 디지털 수신을 위한 튜너 내장을 의무화한 점을 고려하면 현재 단계부터 튜너 내장 제품을 준비하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PDP TV에 튜너를 내장한다 하더라도 현재로선 소비자들이 가격적인 메리트를 얻기 힘들기 때문에 보급확대에 따른 시장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러나 소비자의 편의성을 생각할 때 튜너를 내장한 TV가 곧 대세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