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말기보조금 규제 강화로 얼어붙었던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이 컬러 제품 선풍에 힘입어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단말기보조금 강화로 87만대까지 떨어졌던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이 하반기들어 활황세를 거듭하면서 지난 8월에만 150만대 규모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동전화서비스업체들이 지난 6월 월드컵 마케팅을 본격화하면서 시장의 주류를 흑백에서 컬러로 급격하게 전환시켰고 대표팀 성적에 따른 휴대폰 보상 마케팅을 실시한 게 사실상 컬러단말기 보조금 효과를 낳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체 시장에서 컬러단말기 비중이 지난 5월엔 60%에 미치지 못했으나 7월과 8월에는 75%를 넘어설 정도로 높아졌다. 삼성전자 국내영업 관계자는 “컬러단말기가 단지 흑백단말기를 대체하는 수준에 머물지 않고 전체 시장 규모를 확대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컬러단말기의 가격 하락도 국내 이동전화단말기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컬러단말기의 가격이 40만∼60만원대로 일부 하이엔드 선호층이나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으나 하반기들어 2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해지면서 교체수요가 폭주하는 등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최근 LG텔레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해 그룹내에 염가로 컬러단말기를 판매한 것도 내수시장의 팽창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쟁업체들이 LG텔레콤을 견제하기 위해 컬러단말기를 매개로 한 마케팅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소비자들이 사실상 보조금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올초 국내 시장을 월 평균 100만대 정도로 예상했으나 컬러 바람으로 인해 기대 이상의 시장 팽창이 계속되고 있어 하반기에는 월 140만대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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