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테마주` 쏟아진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9월 테마만 같아라.’

 풍요로운 계절인 가을, 특히 일년 내내 한가위만 같았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는 9월 증권시장에는 각종 이슈와 테마들이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지난 1일 개원한 정기 국회에서는 방송법 개정안, 컴퓨터 프로그램 보호법 개정안 등 정보기술(IT) 관련 현안들이 처리될 것으로 기대되며, 남북축구대회(8일)와 아시안게임(9월 29일∼10월 14일) 등 스포츠 행사가 월드컵의 열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이달 초부터 국내외 기업들의 3분기 중간 실적발표가 이어지며 오는 20일부터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시작된다. 지난해 9월 11일 전세계 증시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미국 테러 1주년을 맞아 관련 테마주들의 재부상 여부도 관심사다.

 이처럼 이슈와 테마들만 풍성한 것이 아니라 관련주들이 약발을 받을 수 있는 증시 여건도 조성되고 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황규원 한국투자신탁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추석 2주일 전부터 시중 유동성이 증가하는 계절적 특징이 있는데다 최근 부동산 및 채권 시장의 투자 위험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의 상대적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다만 호전되고 있는 주식 투자 여건에 비해 증시의 추세적인 대세 상승 기대감은 유보되고 있어 단기간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기 국회 개원=지난 1일부터 개원된 정기 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과 컴퓨터 프로그램 보호법 개정안의 통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외국인 지분율 상향 조정안이 담겨 있어 이미 지난해부터 주가가 들썩거렸던 LG홈쇼핑, CJ39쇼핑, 디씨씨 등 방송법 개정안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다.

 불법 복제물의 온라인 유통에 대한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하고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보호법이 개정되면 안철수연구소 등 바이러스 백신 업체와 불법 복제율이 높은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에스엠엔터테인먼트 등 음반 관련주들이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스포츠 이벤트=지난 6월 월드컵의 열기가 남북축구대회와 아시안게임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남북축구대회에 맞춰 남북 경협주들이 다시 한번 관심의 대상이 될 전망이며, IT종목 중에는 축구 복표를 발행하는 로토토가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부산 아시안게임 개최로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은 공식 파트너인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다만 KT, KTF 등 다른 통신업체들도 아시안 게임을 맞아 대대적인 마케팅을 실시할 계획이어서 공식 파트너가 아니더라도 테마주로 부각될 가능성은 있다.

 또 SBS 등 방송 관련주와 조직위원회에 방화벽을 공급하기로 한 퓨쳐시스템도 관심주로 꼽힌다.

 하지만 가전업체들은 이미 지난 월드컵 때 엄청난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번 스포츠 행사에서는 큰 수혜를 기대하긴 힘들 전망이다.

 ◇3분기 중간 실적 발표=3분기 중간 실적발표는 국내 기업보다는 미국 기업들에 집중되겠지만 전세계 경기 및 증시가 미국 기업들의 펀더멘털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발표는 반도체 대표기업인 인텔(5일)과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10일)를 시작으로 이번주부터 이달 말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국내 증시 상승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삼성전자도 3분기 D램 수요 회복과 DDR제품 매출 호조 등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 이달 증권가 및 업계에서 추정하는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울 필요가 있다.

 ◇9·11테러 1주년=미국은 9·11테러를 기념하고 국민들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다양한 행사를 계획 중이다. 오는 11일 뉴욕증권거래소는 테러를 기념해 11시에 개장할 예정이며, 미국내 항공편 운항도 줄어든다.

 9·11테러 1주년을 맞아 아이디스, 에스원 등 오프라인 보안업체과 퓨쳐시스템, 이니텍 등도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 꼽힌다.

 이렇듯 다양한 테마들이 9월 증시를 달굴 것으로 전망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효과가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엄준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9월에 다양한 테마들이 각광받겠지만 이슈들이 단발성이거나 효과가 장기간에 걸쳐 확인되는 경우가 많아 단기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