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이야말로 정보화가 이뤄져야 할 1호 대상입니다. ‘건설분야의 정보화’라는 말은 그럴듯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가장 꺼리는 것 중의 하나가 정보화입니다. 오랜 관행 때문에 반대가 극심하지만 모두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벌써 10여년째 건설산업의 전령사를 자처하고 나선 창해소프트서비스의 이민남 사장(58)은 “건설 정보화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지만 반드시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사장은 육군본부와 국방부에서 20여년 동안 전산업무를 담당하다가 지난 91년 우연한 기회에 건설공제조합으로 스카우트돼 전산부장을 맡으면서 건설 정보화에 발을 내디뎠다.
지난해 말 창해가 산업자원부의 업종별 전사적자원관리(ERP) 템플릿 개발 사업자(건설부문)로 선정받기 위해 직접 발로 뛰었다는 이 사장은 건설공제조합에 재직하던 5년 동안 500여개 업체에 인사·급여, 재무, 자재, 수주, 분양·임대, 견적내역 등 10개 분류항목으로 구성된 정보화시스템을 개발해 염가로 구축해주기도 했다. 공제조합 재직시절인 94년에는 앞으로 4년 동안 120억원을 들여 건설업계의 정보화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대담한 계획을 내놓아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가 건설 정보화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창해소프트서비스(당시 하이텍정보시스템)로 말을 갈아탄 것은 지난 96년이다.
이 사장은 “주위에서는 ‘노후가 보장된 공제조합을 박차고 왜 벤처로 가서 사서 고생을 하느냐’는 충고도 있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기에 충분히 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벤처를 택했다”고 선뜻 말했다.
창해로 자리를 옮긴 지 1년만에 주력제품인 iCOMIIS(건설관리통합정보시스템)의 모태가 된 COMIIS를 선보였고 최근에는 e비즈니스화에 맞춰 eCRM, eSCM, 지식관리포털, 전자상거래 등의 기능을 추가한 eCOMIIS를 개발중이다. 협업이 강조되는 건설업계의 특성상 eCOMIIS를 통해 협업적 IT를 실현한다는 목표다.
“5000여명에 이르는 IT전문가 중 건설분야에 종사하는 하는 사람은 불과 5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건설 IT 분야 인력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이 사장이 가장 강조하는 또 하나의 덕목은 연구개발(R&D)이고 이를 위해 해마다 매출액의 30% 가량을 R&D에 투자한다.
이 사장은 중국 진출 계획도 갖고 있다. 오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내년중 베이징대 컴퓨터공학과와 함께 iCOMIIS의 중국어 버전을 개발, 만리장성을 넘는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글=주문정기자 mjj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