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로 특화된 수직형(vertical) e마켓플레이스들이 ‘거래중개’라는 본연의 의무보다는 부대사업에 치중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미즌닷컴·코퍼니닷컴·코러스닷컴·허브엠닷컴 등 주요 e마켓들은 거래중개에 의한 수수료로는 채산성 확보가 어렵다는 판단하에 IT솔루션 영업, 시스템 개발용역, 하드웨어 판매 등 부가사업에 치중하며, 이를 지원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하기 시작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e마켓 업계가 올 초부터 거래활성화가 이뤄지지 않자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도입한 고육지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하반기에는 e마켓이 활성화될 것’이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내부적으로 시장활성화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면서 부가사업에 초점을 맞추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화학 e마켓인 케미즌닷컴(대표 문영수 http://www.chemizen.com)은 지난 8월말 조직개편을 단행한데 이어 거래중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사업구조를 바꿨다. 케미즌닷컴은 당분간 화학 e마켓이란 대표성을 유지할 정도로 거래중개 수위를 조절하면서 상반기부터 준비해온 IT솔루션 판매 등 각종 신규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가구 e마켓인 코퍼니닷컴(대표 박대영 http://www.korfurni.com)도 가구·목재 업체들의 경영정보시스템(MIS) 솔루션 개발사업에 치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근 MIS 용역개발 전담인력을 위주로 조직을 개편했으며 신규사업으로 하드웨어 판매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코퍼니닷컴은 매출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거래중개를, 수익사업으로는 MIS용역을 택하고, 이에 맞춘 마케팅을 펼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상반기에 석유수입업에 뛰어든 석유 e마켓 코엔펙(대표 양만희 http://www.korrus.com)은 당분간 전자상거래 판매보다는 석유수입업의 안정화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코엔펙은 최근 현물시장에서 가격이 크게 떨어져 수익성 확보가 점차 어려워지는 점을 감안해 ‘최소판매, 최소수입’이란 기조로 석유 수입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금형업체인 허브엠닷컴(대표 류병우 http://www.hub-m.com)은 거래중개보다는 당분간 산업자원부에서 실시하는 금형B2B시범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허브엠닷컴은 당분간 B2B시범사업의 결과물을 오프라인 업계에 적용하면서 시장 활성화 시기에 대비하겠다는 계산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e마켓 동향을 보면 증자 및 신규사업 모색이란 공격적 자세와 몸집 줄이기식의 수동적인 방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 활성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수익확보를 위한 부가사업에 치중하는 곳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