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가입자망이 e코리아 신화를 이끈 데이터통신 지향형 초고속인터넷에서 홈네트워킹 구현을 위한 차세대 광대역 네트워크로 급속히 넘어가고 있다.
특히 통신사업자와 방송사업자들은 최근 홈네트워킹시대 진입을 위한 전제조건인 광대역 네트워크에 대해 구체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어 침체기에 빠진 국내 IT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구나 국내 통신시장이 초고속인터넷 도입을 기점으로 전방위적으로 IT열기가 확산됐던 점을 감안할 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각광받는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과 디지털케이블TV망에 대한 투자는 IT산업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홈네트워킹을 선도할 디지털케이블TV망=서울 강북지역의 최대 케이블TV MSO인 큐릭스는 내년 3월부터 디지털케이블TV를 상용 서비스하기로 하고 지난달말 삼성SDS와 시스템 구축 계약을 체결했다. 또 국내 최대의 MSO인 씨앤엠커뮤니케이션이나 드림시티 등 수도권지역의 MSO들도 독자적인 투자 행보를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블TV망의 디지털화는 750㎒ 또는 870㎒급 네트워크를 전제로 한다. 채널당 대역폭 6㎒는 디지털 전송방식에 따라 27Mbps 또는 38Mbps가 구현가능하다. 이에 따라 디지털케이블TV망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입자에게 급 전송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해 데이터통신·비디오전송·주문형비디오(VOD)·원격검침·t커머스 등의 구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의외로 빨리온 VDSL=유선통신을 대표하는 KT는 기술구현에 따라 52Mbps의 전송속도를 지닌 차세대 네트워크인 VDSL투자전략을 구체화하면서 최근 최대속도 13Mbps급 VDSL 10만여회선을 발주한 데 이어 내년부터 26Mbps급 장비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KT는 VOD 등 동영상 부가서비스를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KT에 이어 하나로통신·두루넷·데이콤도 VDSL투자전략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통신사업자들의 VDSL은 올해말을 기점으로 대세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VDSL과 디지털케이블TV의 잠재력=VDSL과 디지털케이블TV는 새로운 IT패러다임 변화를 몰고올 차세대 네트워크다.
지난 99년부터 본격화된 ADSL이나 케이블모뎀 등 초고속인터넷과 달리 디지털케이블TV망과 VDSL은 국내 IT산업의 또다른 패러다임을 유도케 할 수 있는 양방향 광대역 네트워크다. 860만 가입자에 도달한 ADSL이나 케이블 모뎀기반의 초고속인터넷망 투자 역시 데이터통신장비·솔루션·인터넷콘텐츠·정보보호 등 전방위의 파급효과를 가져왔지만 디지털케이블TV망이나 VDSL은 또다른 변화를 유도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ADSL이나 케이블모뎀이 가입자에 1∼2Mbps를 제공한 데이터통신 지향형 네트워크였던 것과 달리 VDSL은 최대 52Mbps를 제공하며 디지털케이블TV는 방송네트워크 특성상 용량을 가정에 제공할 수 있다. 가입자에 주어지는 이같은 전송용량은 초고속데이터통신은 물론이고 멀티미디어형 AV서비스, 원격검침 등 자동화서비스, 인터넷 정보가전 등 모든 홈네트워킹 기술이 구현 가능해진다.
전문가들은 “디지털케이블TV와 VDSL 투자는 2000년을 정점으로 정체기에 접어든 국내 IT산업에 동영상 콘텐츠시대 도래 등 또다른 패러다임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