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극장에서 만날까.’
화제작으로 꼽히는 차기 영화들이 잇따라 촬영완료(크랭크업)에 들어가 관객들과의 조우를 목전에 두고 있다.
최근 크랭크업에 들어간 영화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지하철 재난영화 ‘튜브’를 비롯해 이미연·이병헌의 캐스팅으로 화제가 된 멜로 영화 ‘중독’, 열혈 아줌마의 남편 구출기를 테마로 한 ‘굳세어라 금순아’, 코믹 영화의 부흥을 노리는 ‘2424’ 등 4편. 크랭크업은 촬영의 마지막 단계이자 동시에 편집 등 후반작업을 통해 하나의 완벽한 영화가 새롭게 태어나는 첫 단계이기도 하다. 이들 영화의 마지막 촬영장면은 어떤 내용일까. 이제 막 촬영이 끝난 이들 영화의 따끈따끈한 속맛을 먼저 느껴보자.
먼저 지난달 28일 마지막 촬영을 끝낸 중독. 쇼박스가 처음으로 배급을 맡은 중독은 형의 영혼을 갖고 사고에서 깨어난 시동생과 형수의 위험하고도 슬픈 사랑을 그린 작품. 지난 5월 11일 압구정동에서 크랭크인한 이후 100여일의 여정 끝에 대관령 삼양목장에서 마지막 촬영이 진행됐다. 마지막 촬영분은 대진(이병헌)이 목장으로 떠나 궂은 일을 하면서 은수(이미연)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는 장면. 자신을 남편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은수를 위해 겉모습 그대로인 시동생으로 살아갈 것을 결심하지만 그리움을 참지 못하고 비오는 거리를 뛰쳐나가는 장면이 심금을 울린다. 10월 말 개봉이 목표.
통제불능의 폭주 지하철에서 벌어지는 테러범과 형사의 사투를 그린 스피드 액션 영화 튜브 역시 장장 8개월동안 118회의 촬영일정을 마치고 지난달 24일 크랭크업했다. 김석훈·배두나·박상민이 출연하는 튜브는 10억원이 투입된 실물 지하철 세트 제작에다 국내 최초 공항내 대규모 총격·폭파 장면 등 갖가지 새로운 촬영기록들을 쓰고 있다. 튜브의 마지막 촬영은 충북 진천 세트장 미니어처 폭파장면. 액션 마스터라는 고속 촬영 카메라가 동원돼 지하철 3호선 옥수역을 20분의 1로 축소한 대형 미니어처(길이 7m, 높이 1.5m)의 폭파장면과 화염에 휩싸인 지하터널을 정교하게 담아냈다. 튜브는 3개월 동안의 후반작업을 거쳐 12월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2424 역시 3개월 동안의 촬영을 마치고 최근 크랭크업했다. 이사하는 건달과 이삿짐을 싸주는 검찰의 승부라는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코믹 영화 중흥을 노리는 작품 가운데 하나. 전광렬·정웅인·예지원·김래원·소유진 등 개성파 배우들이 줄줄이 출연하는 2424의 마지막 촬영은 전주에서 이뤄졌다. 마지막 촬영장면은 300억원짜리 물건이 담긴 고추장 단지를 들고 해외로 도주하려던 마약밀매조직의 넘버2 박태호(전광렬)가 열혈검사 최두칠(정웅인) 일당과 마지막 한판승부를 벌이는 장면. 여형사 독고진(소유진)과 이삿짐센터 사장 한익수(김래원)가 육탄공격으로 박태호와 맞서는 사이 뒤늦게 포크레인을 몰고 쫓아온 최 검사가 오히려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드는 어이없는 장면을 묘사했다. 10월 18일 개봉한다.
굳세어라 금순아는 지난달 26일 마지막 촬영을 끝냈다. 아기를 들쳐 업은 채로 전국의 유흥가를 온통 누비고 다니며 남편 구하기에 사활을 건 열혈 아줌마 배두나의 연기가 재미있다. 서울 북창동에서 진행된 마지막 촬영에는 최종 오케이가 떨어지자마자 비가 쏟아져 출연진과 제작진이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후문. 개봉은 10월 11일.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