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공개 극장용 재패니메이션 보러 오세요!’
11일부터 15일까지 5일간 서울 건국대학교 새천년기념관에서는 국내에 소개되지 않는 극장용 재패니메이션을 상영하는 ‘제4회 국제 판타스틱 애니메이션 페스티발’이 펼쳐진다.
‘푸른 꿈, 밝은 미래’를 테마로 펼쳐지는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세계 유수의 애니메이션 관계자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재패니메이션 10편이 준비돼 있다.
개막작은 올 4월 일본에서 개봉돼 높은 관객동원을 기록한 니시모리 아키라 감독, 후지시마 고우스케 기획의 ‘엑스드라이버’.
컴퓨터에 의해 완전 관리된 전자동 전기자동차인 AI카가 달리는 미래시대에 원인불명의 AI카 폭주사건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 폭주사건을 막기 위해 고도의 기술로 단련된 가솔린카를 운전하는 전문가들인 ‘엑스드라이버’가 조직돼 원인을 찾는 스토리. 이 작품에서 모든 자동차는 컴퓨터그래픽으로 처리했으며 특히 자동차의 엔진소리 등을 실제 자동차에서 샘플링하는 등 사실감을 높여 호평을 받았다.
‘공각기동대’ ‘인랑’ 등을 제작한 일본 국지의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프로덕션I.G가 만들고 혼고 미쓰루가 감독한 2001년작 ‘사쿠라 대전-활동사진’도 상영된다.
1926년 평화로운 도쿄의 뒷모습에 ‘코우마’라는 돌연변이 괴물에 지배되는 어둠의 제국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괴물에 대항해 싸우기 위한 비밀조직으로 낮에는 여배우로 활동하는 아리따운 미소녀들로 구성된 격투단이 조직돼 싸운다는 내용의 작품.
사토 다츠오 감독의 명작 ‘기동전함 나데시코’도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96년 일본 TV에서 방영해 폭발적인 인기를 끈 후, 사토 감독이 TV시리즈물의 속편 형식으로 극장용으로 제작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TV시리즈 종료한 후 3년 뒤가 배경으로 전작의 주인공인 미스말과 덴카와가 의문의 사고로 사망하자, 우주군함장 호시노가 이들의 죽음의 의문을 풀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이야기.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스토리가 압권이다.
마쓰나리 고우지 감독의 독특한 소재의 애니메이션 ‘알오디(R.O.D)’도 초대됐다.
세계에 존재하는 희귀본의 책을 노리는 악당과 이에 맞서는 주인공 요미코 리드맨. 주인공 답지 않게 커다란 안경을 낀 요미코는 종이를 다루는 기술로 악당과 맞서 싸운다. 이 작품에서 종이가 얼마나 유용하게 도구로 쓰일 수 있는지를 다소 과장적으로 표현했다. 우스꽝스러운 스토리지만 깔끔한 화면 구성과 차분한 음악이 매력을 끄는 작품.
이와함께 일본에서 정식 개봉되지 않은 두편의 옴니버스 작품이 이번 페스티벌에서 전격 공개된다. 첫번째 작품은 포스트 ‘공각기동대’를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가미야마 겐지 감독의 ‘공안 9과’ ‘폭주의 증명’, 그리고 호시노 고에의 ‘별의 목소리’. 두번째 작품은 ‘노인과 바다’를 제작한 이메지카사의 야심작으로 성인을 주 타깃으로 한 액션스릴러 애니메이션. 총 3편이 옴니버스로 구성돼 있으며 요시나가 나오유키, 게스이 야스히로, 사가 히토시, 나카자와 카즈오 등이 감독으로 참여했다.
한편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2002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영예의 그랑프리를 수상하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위상을 높인 이성강 감독의 ‘마리이야기’가 특별 상영된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