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조용 핵심소재업계도 "공급가 오를것" 부푼꿈

 ‘반도체 재료업계에도 연말의 특수 훈풍이 불까.’

 4분기 반도체산업 호조 전망이 잇따르면서 실리콘웨이퍼, 포토마스크 등 반도체 핵심소재업계가 공급가격 인상의 꿈에 크게 부풀어 있다.

 불황기 고통분담 차원에서 공급물량 확대에도 불구, 소자업체의 요구로 가격인하에 동참했던 소재업체들로서는 최근 D램업체의 가동률이 급격히 증가한데다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의 가격 또한 안정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가격인상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특히 실리콘웨이퍼업계의 경우 신에쓰·한도타이 등 일본의 경쟁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인상을 시도함에 따라 가격인상 분위기는 충분히 무르익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내 웨이퍼업체 LG실트론과 엠이엠씨코리아는 이에 따라 일본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소자업체에 10% 정도의 가격인상을 요구한 상태다. 물론 소자업계가 이를 수용할지 단언할 수 없지만, 최근 일련의 산업시황으로 볼 때 가격인상 가능성은 여느 때보다 높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더욱이 웨이퍼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지난 불경기에 고통분담에 나섰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제안이 무리한 요구는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웨이퍼업체 관계자는 “부품소재의 특성상 한번 인하된 가격은 다시 오르기 힘들지만 웨이퍼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전세계 웨이퍼업체들이 가격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며 “웨이퍼 가격 형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본업체들도 인상을 요구하고 나선 만큼 가격인상 전망이 비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포토마스크업체들은 직접적인 가격인상보다는 고부가가치제품 상용화를 통해 자연스런 가격인상 효과를 유도하고 있다.

 피케이엘·듀폰포토마스크 등 포토마스크업체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초에도 평균 3% 가량의 공급가격을 인하했으나 고부가가치제품인 0.13∼0.15미크론(㎛) 공정용 포토마스크 신상품 비중확대로 연초 가격인하비율 이상의 연간 평균 가격인상 효과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1% 남짓에 불과했던 0.18㎛ 포토마스크 비율이 올 상반기중 48% 이상으로 급등하고 있고 하반기들어서는 0.13㎛의 비율도 20%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4분기 반도체 업황 호전 전망과 함께 신상품에 대한 가격인상효과 창출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소자업체들이 하청업체들인 소재업계의 요구를 받아줄지는 의문이다. 소재업체들의 소자업체 의존도가 너무 큰데다, 통상적으로 한번 떨어진 원자재 가격이 다시 상향조정되기는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한 구매담당자는 “아직 소재 조달가격 조정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