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원조 ‘삼국지’가 날개를 달았다.”
국내에서도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PC용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삼국지’가 실시간 온라인게임으로 거듭나 수많은 ‘삼국지’팬을 흥분시키고 있다.
일본 코에이사가 지난달 30일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으로 개발한 ‘삼국지배틀필드’를 한국과 중국·대만에 동시 발매하며 시장 공략에 나선 것. ‘삼국지배틀필드’는 특히 코에이가 한국에 직할체제를 구축한 이후 처음으로 국내시장에 선보인 게임이라는 점에서 성공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국지배틀필드’는 바로 2, 3세기의 중국 삼국시대를 무대로 많은 플레이어가 위나라의 조조, 촉나라의 유비, 오나라의 손권과 같은 군웅을 대신해 패권을 다투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삼국지’ 시리즈에 처음으로 실시간 전투가 가능한 네트워크 기능을 더함으로써 군웅들의 ‘지적 전략협상’을 네트워크 대전으로 실현해 낸 야심작이다.
게임은 군웅이 된 플레이어가 중국대륙에 산재하는 수많은 도시를 둘러싸고 쟁탈전을 벌이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다양하면서도 심오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도록 구성해 대군을 지휘하며 웅대한 전략을 펼칠 수 있고 상대편의 보급선을 차단해 대역전극을 모색할 수도 있다.
또 행군술이나 수군술·병기술·태학시스템 등 장기적인 안목에서 전략을 안배할 수 있도록 해 다채로운 전술과 요술을 동원, 적을 우롱하거나 강력한 병기로 적극 제압하는 등 인지를 초월한 열전을 만들어 나가는 등 실시간 네트워크게임에서만 가능한 긴장감 넘치는 전투의 진수를 체험할 수 있다.
여기에 다른 플레이어와 동맹을 맺고 협력해가며 상대편과 전투를 치를 수도 있고 ‘도원결의’에 필적할 만한 친분을 맺을 수 있도록 다른 플레이어와의 커뮤니티 채널도 제공하는 등 네트워크 게임만의 오묘한 맛을 그대로 담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한 실시간 네트워크 게임과 ‘리니지’류의 온라인게임에 익숙해 있으면서도 ‘삼국지’시리즈의 추억을 잊지 못하는 마니아에게는 그야말로 최적의 게임이다.
코에이는 바로 이같은 점을 십분 활용해 ‘삼국지배틀필드’를 국내 게임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발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코에이는 지난달 한국측 합작파트너였던 비스코가 보유하고 있던 코에이코리아의 지분 49%를 모두 인수, 코에이코리아를 100% 출자법인으로 전환하면서 한국 직할체제를 구축했다. 야심작으로 개발한 ‘삼국지배틀필드’야말로 네트워크 게임에 대한 선호도가 강한 한국시장에 가장 잘맞는 게임이라는 자신감이 비춰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삼국지’시리즈의 경우 게임의 승패를 결정짓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 빠른 결과를 원하는 국내 게이머들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삼국지배틀필드’가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결과를 도출해낼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네트워크 기능이라는 날개를 단 ‘삼국지배틀필드’는 과연 한국의 막강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발판으로 승천할 수 있을까.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