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덴서 등 수동부품업체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 사업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매년 부품단가가 10% 이상 하락하고 중국산 저가 제품이 범람하는 상황에서 고부가 제품 양산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필코전자(대표 김종대·김동범)는 적층형 칩인덕터보다 가격이 무려 5배 비싼 1608(1.6×0.8×0.9㎜) 크기의 권선형 칩인덕터를 개발, 이달부터 월 300만개씩 양산에 착수했다.
권선형 칩인덕터는 용량대가 1.6∼270nH(나노헨리)까지 37개 모델이 있으며 용량허용 오차범위는 G급(± 2%)과 J급(± 5%) 수준으로 정확도(tight tolerance)가 매우 높다. 특히 이 제품은 압착가열(press-welding) 공법을 사용해 납땜성 관련 특성이 우수할 뿐더러 솔더링 작업이 간편, 생산성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국 코일크래프트(Coilcraft), 독일 파스트론(Fastron) 등 외산이 국내 시장을 90% 이상 점유해왔으나 이번에 칩인덕터를 본격 양산하기 시작함에 따라 매출 증대와 함께 세트업체의 원가절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영전자(대표 변동준)는 수명이 1.5배 긴 알루미늄 기판 자립형 전해 커패시터(TLA)를 개발, 월 5000개 가량 생산하고 있다. 기존 제품보다 공급단가가 15% 높은 이 제품은 105도에서 3000시간까지 수명이 보장돼 LCD 모니터, PDP TV 등 매우 높은 신뢰성을 필요로 한 제품에 적합하다. 이 회사는 또 기존보다 공급단가가 29% 비싼 레이디얼 리드 형태의 알루미늄 전해커패시터(DZA)를 개발, 연내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회사측은 “이 제품은 리플로솔더링 작업이 가능해 해당 작업을 필요로 하던 고가의 칩콘덴서를 굳이 쓰지 않아도 되고 자동화가 가능해 세트업체들의 생산원가를 절감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대표 강호문)는 지난달부터 0603 크기의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월 2000만개씩 양산, 기존 1608 크기의 MLCC보다 공급단가가 최소 100배 이상 비싼 고수익 부품사업 확대에 본격 나섰다. 특히 1005와 0603형 크기의 극소형 MLCC 생산비중을 현재 15%선에서 연말까지 30%대로 높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범용 부품의 경우 가격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반면, 고부가 제품들은 매출 및 수익성 창출효과가 크다”면서 “수동부품업체들이 범용 제품 생산기지를 중국 및 동남아로 이전하는 대신 국내 공장은 고부가 제품 위주로 빠르게 생산구조를 재편하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