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대표 강호문)의 전 임직원들에게 일제히 ‘함구령’이 떨어졌다.
핵심 경영진이 사내정보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임직원들에게 외부인과의 접촉에 절대 응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사내 정보가 외부에 유출될 경우 그 발원지를 철저하게 파헤쳐 당사자에게 인사고과상 불이익을 주기로 하는 등 강력한 책임 추궁을 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방침은 최근 삼성전기가 ‘미국 인텔로부터 5억달러 상당의 수주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첨단 패키지 기판인 플립칩 기판 라인 증설에 1년간 1500억원을 투자한다’는 보도가 나간 직후 인텔측이 강한 불만이 제기함에 따라 정해졌다.
인텔측은 이같은 내용을 외부에 알리지 말 것을 요구했는데 끝내 알려지고 말았다며 삼성측에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삼성은 이번 일이 발생하기 이전에 관련 보도자료를 만들어 놓고도 인텔의 눈치를 보느라 전전긍긍했다고 한다.
여기서 나온 게 바로 ‘모르쇠’ 전략. 외부인과 접촉할 경우 무조건 ‘모른다’로 하고선 홍보실로 연결하라는 것.
그러나 문제는 상장기업으로서 외부에 밝혀야 할 자료까지 사내 대외비와 한 묶음이 된 탓에 ‘정보 경색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점이다.
한 관계자는 “외부에서 사실 확인 여부를 타진해와도 해당 실무진이 모른다고만 하니 사소한 정보조차 알려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부인들에게 대전사업장 생산라인을 공개하는 등 산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삼성이 갑자기 역풍에 휘말리고 있는 느낌이 든다”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