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노키아 `스마트폰 사업제휴` 배경

 지난달 30일 노키아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에 관한 제휴를 체결했다고 발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삼성과 노키아는 세계 휴대폰시장은 물론 차세대 휴대폰인 스마트폰에서도 각축을 벌이고 있는 만큼 양사의 전격적인 제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의 이번 제휴 내용은 삼성전자가 노키아의 소프트웨어 시스템인 ‘시리즈 60’을 제3세대 스마트폰에 채용하는 것이 골자다. 양사가 스마트폰의 유저인터페이스를 통일해 수요를 확대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스마트폰은 초기시장인 만큼 시장창출이 경쟁보다 우선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제휴는 단순히 유저인터페이스 공동채택에만 그치지 않는다. 노키아는 시리즈60을 심비안의 OS인 에폭(EPOC)이라는 운용체계(OS)와 함께 사용하고 있다. 노키아가 스마트폰의 OS로 심비안의 에폭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제휴는 양사가 단순히 유저인터페이스를 같이 쓴다는 의미를 뛰어넘어 스마트폰의 OS를 심비안 에폭으로 통일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치열한 차세대 PC OS 경쟁에서 스마트폰 분야로 삼성과 노키아가 뜻을 같이한 것이다. 스마트폰의 OS와 유저인퍼페이스를 통일함으로써 세계 각국의 통신시장에서 제품의 호환성을 제공, 초기시장을 적극 육성하는 동시에 표준화 선도를 통해 지배권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이번 제휴 뒤에 숨어 있다.

 그럼에도 삼성과 노키아의 악수는 GSM 계열에 국한된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MITs는 OS를 팜소스사의 팜을 채택했다. 이 제품은 CDMA 계열이다. 즉 삼성전자는 유럽중심의 GSM 계열에서는 노키아와 손잡는 한편, 미주 중심의 CDMA 계열에서는 팜으로 승부한다는 이중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키아가 과연 CDMA 계열에서도 심비안을 채택할 것인지, 아니면 삼성과 손잡고 팜을 채택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포스트PC와 관련해 가능한 한 모든 OS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노키아는 아직 입장이 불분명하다.

 이와 함께 노키아와 삼성이 또다른 OS인 MS의 스마트폰2002에 대해서도 같은 행보를 취하게 될 것인지 뜨거운 관심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유성호기자 shyu@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