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개막하는 부산 아시안게임(AG)에 맞춰 남북한간에 방송중계망이 구축된다.
4일 관계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부산AG조직위원회와 함께 부산AG의 통신망 및 방송망 구축을 전담한 KT는 광케이블 또는 위성을 통해 오는 부산AG의 TV중계방송을 곧바로 북한에 전송하는 방송중계망을 구축하기로 하고 막바지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남북간의 방송 중계망 가동은 지난 99년 두차례 열린 통일농구대회와 2000년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세번째이나 이번에 추진중인 부산AG 방송중계망 구축 계획에는 남북한간 광케이블을 연결하는 방안을 포함하는 등 예전에 비해 크게 진전된 것으로 성사시 남북 통신방송 협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전망이다.
정부와 KT 관계자들은 “빠듯한 일정과 국내외적 규제로 인해 이번 방송중계망에 광케이블을 사용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통신협력 차원에서 가능한 한 성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망 구축을 맡은 KT는 서울-평화의 집과 평양-통일각 구간에 깔린 광케이블을 연결하고 NTSC(남)와 PAL(북)로 서로 다른 TV전송 방식을 고려한 신호변환장치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나 3주 이상 걸리는데다 관련 장비의 구축시 대공산권 수출을 통제하는 ‘바세나르협정’으로 인해 추진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KT와 부산AG조직위는 무궁화위성이나 인텔샛 같은 위성을 이용해 TV중계를 전송하는 방식을 차선책으로 추진중이며 광케이블이든 위성이든 망구축 계획을 확정하면 곧바로 정부의 허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북한의 참가로 이번 부산AG에서 부각될 주제는 뭐니뭐니 해도 남북간의 교류 협력”이라며 “최근 남북관계의 개선으로 북측과의 협의가 여러 채널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번 방송중계망이 구축되면 남북간의 통신방송 협력도 한층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남북 통신협력은 지난 6월 남북한의 CDMA와 광통신 협상이 시작하면서 급진전했다가 서해교전 사태 이후 주춤했으나 최근 북한의 부산AG 참가를 계기로 관계가 개선되면서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에 AG 방송중계망을 성공적으로 운용할 경우 남북 통신협력은 가속 페달을 밟을 것으로 기대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