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산업분야, 특히 제조업에 있어서 디자인은 더 이상 제품의 성능에 첨가되는 부가적인 요소가 아니다. 성능이나 기능은 어느 정도 평준화됐고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최우선 변수로 디자인이 떠오른 것이다.
이같은 흐름은 전통적으로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돼온 일반 생활용품뿐 아니라 가전제품과 통신기기 등 첨단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자업체들은 본사 차원에서 디자인 개발 및 강화를 위한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환경에서 이번에 개최된 ‘벤처디자인상’은 시대적 흐름과 추세를 반영한 시의적절한 행사였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특히 이번 행사는 대기업이 주도해온 디자인 분야에 벤처기업이 적극 참여해 중소 벤처기업의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마련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다.
정부에서도 디자인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다. 민간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디자인 공통 핵심기술 및 기초연구 지원을 위해 2004년까지 색채·조형·감성·인간공학 등 기반기술과제 100여개를 개발, 디자인 전문기업에 제공키로 했으며 2004년까지 전문회사에 디자인개발 장비 및 소프트웨어 구입자금 1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디자인 벤처기업 지원확대 및 디자인 벤처펀드 조성으로 우수 디자인 사업화를 지원한다. 디자인 전문회사의 벤처기업 지정제도를 개선해 벤처기업에 대해 세제 등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디자인 전문회사 평가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와 실적을 갖춘 기업을 벤처기업으로 인정키로 했다. 또한 디자인 개발사업의 기술료를 활용해 2004년까지 1000억원 규모(정부 250억원, 민자 750억원)의 디자인 벤처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펀드를 활용해 우수 디자인제품 및 벤처기업으로 평가된 업체에 투자하고 고급 디자이너 양성사업도 지원할 방침이다.
벤처디자인상은 정부의 벤처정책과 맞물려 중소업체의 디자인 장려와 홍보를 통한 활성화 지원을 위해 2000년 3월부터 YTN과 한국디자인진흥원(KIDP)이 공동으로 개최해온 시상제도로 그동안은 ‘YTN벤처디자인상’으로 진행돼왔다. 행사 초기에는 월 1회 개최를 원칙으로 했는데 2001년부터는 분기마다 진행돼 13회째를 맞았다.
이번 9월 13회 행사부터는 한국디자인진흥원과 YTN 외에 전자신문사가 신규 참여, 공동 주최하게 됐다. 이에 따라 신문과 방송 양대 언론이 함께 참여, 관심을 보임으로써 중소 규모 벤처기업에는 디자인 분야 연구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행사는 접수된 작품수나 수준면에서 큰폭의 향상을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모두 30개 제품, 28개사가 참여했고 총 수상작은 6개 제품으로 전자·디자인·산업 부문 등에서 각각 대상과 우수상으로 나누었다. 심사기준은 제품의 혁신성·심미성·고유성·기능성·시장성 등이며 출품요건은 국내에서 제작 또는 제작 준비중인 제품 디자인, 최근 생산·시판된 제품, 파일럿 샘플 디자인이면 된다.
벤처디자인상 수상업체는 한국디자인진흥원 홈페이지(http://www.designdb.com/kidp)에 지속적으로 고지돼 홍보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수상기업에 대한 사업화 연계 및 펀드조성을 도모할 수 있다. 이에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올해 처음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디자인벤처비즈니스모델 공모전과 연계해 사업확대를 모색할 수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안 이 행사를 앞으로 더욱 강화해 응모 작품의 수와 질적 수준을 높여 국내 디자인 분야에서 권위있는 대회로 자리매김해 나가는 한편 궁극적으로 수준 높은 국제대회로 위상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이다.
정경원 한국디자인진흥원장은 “디자인 분야의 중요성은 산업사회가 발전할수록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야만 세계의 다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말하고 “앞으로 벤처디자인상의 수준을 계속 발전시켜 권위있는 디자인 행사로 위상을 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