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문업체에 대한 중소기업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유지보수 등 사후관리의 책임을 져야함에도 불구하고 솔루션의 유상판매에만 급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중소기업 정보화에 대한 당국의 지원은 증가하고 있지만 IT업체의 사후관리 서비스는 이전에 비해 개선되지 못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스템 기능을 100% 활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보화에 대한 차질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신원산업은 최근 회계 프로그램 구매비용을 고스란히 날려야 했다. 이 회사는 올초 D사로부터 새로운 회계 시스템을 도입했으나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2개월 만에 기존 프로그램을 다시 사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계약시 업그레이드와 교육 및 사후관리 지원을 약속했던 D사가 납품 이후 방문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 신원산업측의 주장이다.
프로그월드는 지난해 정부지원으로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구축에 나섰지만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 시범운영조차 못하고 있다. 공급업체인 V사의 전담인력이 수시로 교체되는 까닭에 고객에 대한 업무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월드 관계자는 “정보화지원 사업에 대한 정부의 확장계획도 중요하지만 예정된 사업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명경텍스타일은 작업 공정관리용 솔루션 도입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IT업체를 신뢰할 수 없어 고민하고 있는 경우다. 이 회사는 과거 특정 프로그램을 구매했다 공급사로부터 사후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해 곤혹을 치른 경험을 갖고 있다. 이 회사의 김도경 실장은 “형식적인 지원책보다는 현실적인 사후관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같은 불만사례에 대해 일부에서는 ‘공감할 수 없는 부문이 많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오히려 중소기업측에서 IT업체들의 협조 요구를 무시하기 일쑤며 전담인력이 배치되지 않아 사후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의 장재영 전문위원은 “일부 IT기업은 비용문제를 고려해 사후관리에 소홀할 수도 있다”면서 “정부의 지원사업이라면 관련기관이 적극 나서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업체를 파악한 후, 대외적으로 공개한 뒤 차기연도 사업권을 부여하지 않는 등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