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민영기업으로 새롭게 출범한 만큼 앞으로는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이미 정부와 협의해 외국인 지분한도를 37.2%에서 49%로 확대했으며 312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결의했습니다.”
민영KT의 재무를 총괄하고 있는 최고재무책임자(CFO) 남중수 전무(재무실장)는 최근 잇따른 중대 결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이같은 주주 중심의 경영을 필칠 수 있는 조치를 지속적으로 내놓기 위해 고민중이다. 특히 이미 장내 매입에 들어간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조치는 통신사업자 가운데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향후 실적에 대한 자신감과 민영KT의 주주가치 향상 의지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0일 민영화 출범 임시 주주총회에서 천명되었듯이 절대적으로 저평가받고 있는 주가를 끌어올려 투자자들에게 이익을 되돌려주는 것이 민영KT의 절대 사명입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세부조치로 배당률 인상, 중간 배당제 도입 등 가능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KT의 주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SK텔레콤과의 상호 지분 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남 전무는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주식맞교환(스와프)방식이 KT나 SK텔레콤 양측에 가장 이상적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KT가 보유중인 SK텔레콤의 지분을 단계적으로 국내외에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이 KT 경영권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이상, 지분을 줄여나가는 것이 통신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는 첩경입니다. 서로 지분을 줄여나감으로써 유동성을 보강하고 양사의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그러나 SK텔레콤이 일정 부분 이상의 KT지분 보유를 고집할 경우 KT로서는 SK텔레콤 주식을 매각하는 등 공격적 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남 전무는 지난 상반기에 기록한 전년 동기대비 132%의 순이익 증가율과 36%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올 하반기에는 다소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각종 투자비 지출 계획이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데다 무선랜 등 신규서비스 마케팅에 필요한 영업비용이 상반기에 비해 많이 책정돼 있기 때문이다.
“전년 동기대비 실적 증가폭은 다소 줄어들겠지만 연말까지 매출 증대 및 효율적인 투자에 노력한다면 연매출액 12조원 이상, 당기순이익 1조원 이상의 당초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합니다.”
최근 12거래일째 외국인의 강도 높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KT는 앞으로 해외 기업설명회(IR), 콘퍼런스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해외투자자들에게 KT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심어주고 투자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다.
“외국인들이 그동안 한국의 통신주들에 관심은 있으면서도 선뜻 투자하지 못한 것은 외국 통신주들의 장기적인 침체와 불안한 전망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KT는 외국인 지분한도를 늘리며 외국투자가를 향한 문호를 더욱 넓혔습니다. 해외 통신주와 확연히 차별화된 KT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KT에 대한 외국인 투자확대는 물론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도 바꿔나갈 생각입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