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각) 인텔의 3분기 실적 전망 발표를 시작으로 미국 주요기업들의 사전 실적발표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기업의 부정적 쇼크(negative surprise) 사례가 늘어나면서 한국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미국 경기회복 모멘텀 재개가 내년초로 늦춰지면서 미국증시 상승에 따른 한국증시의 외부효과 기대감도 당분간은 힘들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5일 대우증권, 현대증권 등은 미국 주요기업의 3분기 EPS 증가율이 하락세로 반전되고, 4분기에는 3분기보다 30% 가까이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기대를 모았던 미국 경기의 본격적인 회복국면은 내년 2분기께나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을 근거로 대우증권은 다음달 둘째주까지로 예정돼 있는 미국 주요기업 사전실적 발표기간 동안 투자 전략상 추가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둔 보수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국내 시장이 미국 주요기업의 실적 전망 발표에 따라 큰 폭으로 요동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대우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주요기업의 EPS 전망치는 올들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올초 30%에 육박했던 3분기 EPS증가율 전망치는 8월말 현재 11.4%로 연초대비 3분의 1 가량으로 낮아졌다.
특히 미국기업들의 사전 실적발표에서 부정적 쇼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2분기 40%에서 3분기 54%로 14%포인트나 늘어났지만 긍정적 쇼크(positive surprise) 비중은 2분기 36%에서 25%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부정적 시각에 힘을 싣고 있다.
이와 함께 대우증권은 한국기업들도 3분기 EPS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하락 반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은 상장 163개 종목의 EPS증가율이 2분기 2.2%에서 3분기 -5.4%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분기 EPS증가율은 더욱 큰 폭으로 떨어져 무려 -27.3%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현대증권도 이날 ‘미국 경기회복 모멘텀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을 통해 미국의 올 하반기 분기별 성장률 전망이 3분기 2.6%, 4분기 1.3%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3분기에 다소 나아질 수 있는 경기 상황이 다시 4분기에 2분기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경기회복 모멘텀이 급격히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기업들은 물론 국내기업들까지 3분기 실적이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을 비롯한 해외변수의 한국 증시 영향이 점증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하락리스크를 염두에 둔 보수적 시각의 시장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